"조기 전당대회" 김기현, 당권 겨냥 '위기 극복 리더십' 주제로 행사지도부 선출 절차 확보에… '권성동 체제 지지' 安, 새 입장 내놓을 듯비대위 후 선출 지도부 2024년 총선 공천권… 차기 주자 경쟁 본격화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2년의 임기의 차기 지도부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기현 의원은 당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 다음날인 오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이순신 장군을 다룬 영화 <한산:용의 출연> 상영회를 연다. 최원일 전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생존자 등 200여 명을 초청해 국민에게 희망적 메시지를 준다는 명목이다. 

    그러면서도 행사 제목을 '위기 극복 리더십'으로 잡아 현재 극심한 혼란을 겪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 상황을 타개할 적격자가 자신임을 내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당권주자 김기현, 외통위 → 국방위 옮겨 이재명과 맞대결

    김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아 당이 내홍을 겪은 초기부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의원은 또 상임위원회도 기존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방위원회로 옮겨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로 유력한 이재명 의원의 '저격수'로 나섰다.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만큼 이 의원과 대립각을 세워 차기 지도자로서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행보다.

    김 의원은 친윤(親尹)계로 분류되면서도 계파색이 짙지 않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원내대표를 역임하며 대선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거 승리에 힘을 보탰고,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대립하며 모든 당무를 내려놓고 전국을 순회할 때도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 대표가 갈등을 봉합한 '울산대첩'을 성사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유력한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은 9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마지막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를 진행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저출생·고령화가 심각한 현실에서 미래 청년세대의 부담을 공정하게 재설계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안 의원은 그간 새로운 지도체제와 관련해 "이준석 대표의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권성동 당 대표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며 김 의원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당내 기반이 약한 만큼 새 지도부 선출 날짜가 늦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조급함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대신 안 의원은 민·당·정 토론회 개최를 통해 부족한 세 결집에 나섰고, 당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의원과 '식사정치'에 나서며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점을 늘려왔다.

    지지 기반 다지던 安, 당권 관련 견해 주목

    국민의힘이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잇달아 열고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나서면서 절차상 문제가 없어진 만큼 안 의원이 새로운 견해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안 의원은 절차상 당에서 정해지는 대로 가는 것이 맞는다는 견해다. 저희가 비대위 기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내일 민·당·정 토론회 후 안 의원이 (지도체제와 관련해) 좀 더 선명하게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광복절 전까지 비대위를 정식으로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비대위 운영기간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비대위가 주도하는 전당대회에서 뽑힌 새 지도부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휘두르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국민의힘 전국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다음에 열리는 것이 전당대회"라며 "(당헌·당규) 해석에 따르면 (차기 지도부는)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