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발사기에 탄도미사일 요격용 SM-6 탑재…北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 가능해져전술 함대지 탄도미사일, 장거리 대공미사일도 탑재…대잠전 역량도 대폭 향상돼
  • ▲ 진수식을 앞둔 신형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현대중공업 제공.
    ▲ 진수식을 앞둔 신형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현대중공업 제공.
    한국군 최초의 탄도미사일 요격용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이 28일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가졌다. 미국이나 일본의 탄도미사일 요격용 이지스 구축함은 SM-3 미사일을 주로 쓰지만 우리 군의 이지스 구축함은 SM-6를 탑재했다.

    해군의 첫 8200t급 이지스 구축함…“3축 체계의 핵심 맡을 전략자산”

    2019년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착공식과 기공식을 가진 ‘정조대왕(DDG-995)’함은 해군의 첫 8200t급 이지스 구축함이다. 해군은 ‘정조대왕’함을 “첨단과학기술 기반 해양강군 건설의 상징이자 국가전략자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해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탐지·추적뿐만 아니라 요격까지 가능하다며 ‘3축 체계’에서 핵심전력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군이 이처럼 ‘정조대왕’함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는 우리 군이 기존에 운영하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보다도 전투력이 월등한 함정이기 때문이다.

    길이 170미터, 폭 21.4미터, 경하톤수 8200t인 ‘정조대왕’함은 크기에 비해 레이더에 탐지되는 면적이 작은 스텔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최고속도는 34노트(약 64km/h)다. 기존의 이지스 구축함과 달리 대공요격체계인 ‘이지스 시스템 베이스 라인 KⅡ’와 AN/SPY-1D(V) 다기능 레이더를 탑재해 적의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은 물론 탄도미사일 요격까지 가능하다.

    ‘정조대왕’함은 탄도미사일 요격과 장거리 지상타격 역량까지 갖췄다. 겉으로 보이는 무장으로는 5인치 함포 1문과 근접방어무기(CIWS) 팰랭크스 2문, 해성 함대함 미사일 8기를 갖추고 있다. 함미 쪽 격납고에는 2024년부터 도입하는 MH-60R 시호크 헬기 2대를 탑재한다.

    함교 앞뒤의 수직발사대(VLS) 88개에는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공식명칭은 장거리 함대공 유도탄) SM-6를 비롯해 대함미사일 방어용 미사일 ‘해궁’, ‘현무’ 시리즈로 추정되는 전술 함대지 유도탄, 해성-Ⅱ 함대지 미사일, 장거리 대잠어뢰(ASROC) ‘홍상어’ 등을 탑재하고 있다. 나중을 대비해 VLS에 SM-3나 L-SAM(장거리 요격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특히 중요한 무기가 SM-6이다. 길이 6.5미터, 직경 0.34미터, 무게 1.5t인 SM-6은 당초 대공미사일로 개발하다 2016년부터 중단거리 탄도미사일(MRBM) 요격까지 가능하도록 개량했다. 현재 우리나라 외에 미국과 일본, 호주가 사용하고 있다.
  • ▲ 중단거리 탄도미사일(MRBM) 요격에 특화된 SM-6 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 ⓒ美레이시온 제공.
    ▲ 중단거리 탄도미사일(MRBM) 요격에 특화된 SM-6 미사일의 시험발사 장면. ⓒ美레이시온 제공.
    SM-6은 사거리 370킬로미터, 요격고도 34킬로미터, 요격 속도 마하 3.5로 사드(THAAD·종말고고도요격체계)보다는 느리고 요격고도도 낮지만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잠수함 탐지·대응 능력도 향상…가스터빈 외 하이브리드 엔진도 사용

    ‘정조대왕’함은 또한 음향탐지기(SONAR)로 저주파 능동가변심도 소나와 다기능 선배열 예인소나를 결합한 체계를 채용해 대잠수함전 역량도 대폭 개선됐다는 것이 해군과 방위사업청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측에 따르면 ‘정조대왕’함에 장착한 소나는 미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 장착하는 것과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다. 여기다 함미에 탑재할 MH-60R 시호크 헬기까지 대잠수함 작전에 합세하면 북한의 구식 잠수함들을 상대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추진체계도 가스터빈 엔진 4대에다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체계(HED·Hybrid Electric Drive) 2대를 더해 연료를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했다.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강동길 소장(진)은 이날 ‘정조대왕’함 진수와 관련해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인 ‘정조대왕’함은 기존의 이지스 구축함보다 향상된 성능을 토대로 영해를 굳건히 지키는 수호신이 될 것”이라며 “해군은 앞으로도 미래 위협과 전장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양강군 건설에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조대왕’함은 앞으로 시험평가를 거친다. 해군에는 2024년 말에 인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