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춘천 지역지에 '文정부 최저임금 인상' 비판 기사 전당대회 출마 앞두고 "최저임금 18.9% 인상해야" 입장 바꿔박지현 4년 전 기사 언론사 조치로 사라져… "검토 중" 문구만
  • ▲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뉴데일리
    ▲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뉴데일리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그가 4년 전 시민기자 신분으로 한 지역지에 최저임금 인상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던 사실이 확인됐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해 자영업자를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평가를 받는 문재인정부 시절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더니 윤석열정부가 출범하자 의견이 180도 바뀐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항상 경영계 입장을 대변하는 조중동이 직원들 월급을 물가상승률 그 이상으로 올리고 있다"며 "중앙일보와 JTBC는 6%, 동아일보는 4.7%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10년 간 가장 높은 임금인상이다. 곧 조선일보도 뒤따를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최저임금 산정에도 조중동의 임금인상 틀을 적용해야 한다. 살인적인 물가인상률에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것은 일부 기업인만 배불리겠다는 것"이라며 "경영계와 국민의힘은 최저임금이 물가상승을 부른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물가상승과 최저임금의 연관성은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집중 공격을 받자, 집권 중반 이후에는 최저임금인상은 포기하다시피 했다"며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보장하는 수준의 결론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런 걸로 싸우고,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틀 전에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9160원)을 동결하자는 경영계의 주장을 거론하며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삶의 질은커녕 생계와 건강이 위협을 받는다"고 경고한 박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노동계가 요구한 1만890원 수준으로는 올려야 한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8.9%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춘천사람들 화면 캡처
    ▲ ⓒ춘천사람들 화면 캡처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4년 전 한 매체의 시민기자로 활동할 당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쓴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2018년 3월29일 강원지역 주간신문인 '춘천사람들'에 기고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학생 울리는 밥값'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외식업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이번엔 대학가도 가격상승을 피해갈 수 없었다"고 질타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물가상승과 최저임금은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한 박 위원장의 의견과 정반대의 내용인 셈이다.

    문재인정부 초기였던 2018년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역대 최고 인상률인 16.4% 인상된 7530원이었다. 당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 전 위원장도 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 후 식당물가가 올랐다며 "적게는 500원, 많게는 1000원까지 오른 밥값이 학생들에겐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박 전 위원장은 당시 자신의 모교인 한림대 앞 한 편의점 점주의 말을 인용해 "'저희가 힘들죠. 최저임금 인상 피해자는 학생이 아니라 우리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이라며 '최저임금이 인상된 후 도저히 임금을 지급할 수 없어 야간 아르바이트 시간을 뺀 하루 16시간을 일한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현재 '춘천사람들'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해당 기사를 클릭하면 "관리자가 검토 중인 기사입니다. 잠시 후 이용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춘천사람들'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기사가 삭제된 이유를 "요즘에 하도 말하는 분들이 많아 (기사를) 가린 것 같은데, 편집국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본지는 매체 편집국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뉴데일리는 또 4년 전과 의견이 달라진 이유를 묻기 위해 박 전 위원장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