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사로잡은 제작진 총출동다채로운 로케이션, 독창적 공간, 디테일한 의상박찬욱 감독만의 섬세한 미술과 '압도적 영상미'
  • '칸국제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감독상에 빛나는 영화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이 수사극과 멜로극이 결합한 독창적 드라마에 박찬욱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미장센이 더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작진이 사전 공개한 미장센 스틸 컷은 영화 속의 독창적인 공간들과 더불어 다채로운 로케이션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해준(박해일 분)'의 주요 공간인 경찰서는 전형적이지 않고 깔끔하게 정돈된 주변 환경으로, 청결하면서도 예의 바른 형사 캐릭터의 성격을 더욱 돋보이게끔 한다.

    이어 '서래(탕웨이 분)'의 공간 속 파도의 물결과 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푸른 빛의 벽지가 시선을 압도한다. 여기에 격자무늬의 천장과 원목의 찬장 위로 전시된 수석들은 공간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하며 '서래' 캐릭터의 비밀스러운 면모를 엿보게 한다.

    바다와 산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자연 경관이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화려한 문양의 사찰 단청 아래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서래'와 '해준'의 스틸 또한 아름다운 색감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 스크린 위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자연 경관

    '헤어질 결심' 속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광활한 자연 풍광이 담긴 장면들은 제작진의 심혈을 기울인 로케이션 헌팅을 거쳐 탄생할 수 있었다. 특히 영화 속 주요 공간인 산과 바다를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장소는 각기 다른 공간에서 촬영한 후 정교한 후반 작업을 통해 한 장면 안에 담길 수 있게 됐다.

    한국인 최초 에너가 카메리마쥬 황금 개구리상(최고 촬영상)을 수상한 김지용 촬영감독은 "세상에 없는 구성, 마음에 딱 뜨는 장소를 찾느라고 로케이션 헌팅을 꽤 오래 했다"며 "영화 상에서는 한 장소로 나오지만 사실 동해와 서해에서 따로 찍은 장면을 이어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어느 면에서는 조금 낯설고, 특이하되, 이국적이지 않은 범위 안에서 '저기가 어딜까?'라는 생각이 드는 공간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 과감한 벽지 패턴부터 전형성을 탈피한 공간까지

    박 감독은 '올드보이', '박쥐' 등과 같은 전작들에 이어 이번 '헤어질 결심'에서도 벽지를 활용해 공간의 독특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박 감독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고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 벌칸상을 수상한 류성희 미술감독은 바다의 물결과 산의 능선을 떠올리게끔 하는 과감한 패턴의 푸른색 벽지로 '서래'의 공간을 채워 단일한 분위기를 완성시켰다.

    '해준'의 주요 공간인 경찰서의 경우, 전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층고가 높은 오래된 은행 건물을 찾아내 빈티지한 디테일을 더함으로써 낯설고도 새로운 분위기의 공간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이에 박 감독은 "완전히 다른 용도로 지어진 건물을 실제 경찰서하고는 좀 다르게 꾸며서 오직 이 영화의 분위기와 '해준'에게 걸맞게 디자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류 미술감독은 "시나리오에 표현된 감독님의 작은 파편들을 최대한 흡수해 많은 이미지를 제안하고, 감독님과 하나씩 골라가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 디테일한 의상으로 '서래'와 '해준'의 매력 극대화

    마지막으로 곽정애 의상감독의 손길에서 탄생한 '서래'와 '해준'의 의상 또한 시선을 끈다. 곽 의상감독은 앞서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등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한 의상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진심을 숨긴 사망자의 아내 '서래'는 과감한 보색 대비 의상으로 예측불가한 면모를 표현했으며, 청결하고 예의 바른 형사 '해준'은 12개의 주머니가 달린 재킷과 유틸리티 벨트를 착용해 스마트하고 클래식한 매력을 더했다.

    곽 의상감독은 "'서래'는 '서래'답게, '해준'은 '해준'답게, 시나리오를 분석하다시피 해서 컨셉을 잡았다"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맞춤형 의상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박 감독 또한 "조명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색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었다"며 의상의 색상 선정에도 많은 고민을 거듭했음을 밝혔다.
  • [사진 및 자료 제공 = CJ ENM / 모호필름 / 퍼스트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