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성규 '예결위 상설화법' 발의 예고…예산 편성에 국회 참여현행 1년 단위 예결위, 상설 상임위로 전환…3단계 심의 도입국민의힘 "尹정부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겠다는 시도" 반발
  •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 상임위원회로 전환하는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정부의 예산안 편성 단계부터 국회가 관여하겠다는 의도로, 국민의힘은 "나라 곳간 열쇠까지 빼앗으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맹성규 민주당 의원이 발의를 예고한 이른바 '예결위 상설화법'에 대해 "민주당이 나라의 곳간 열쇠까지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예산은 정부에서 편성, 국회에서 심의·의결하고 정부에서 집행한 후 국회가 결산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됐다"며 "헌법 제54조에서도 국회 역할을 국가 예산안의 심의 확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맹 의원은 조만간 예결위를 상설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등을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현행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예결위를 상설 상임위로 전환하고, 3단계의 예산심의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예결위에서 기획재정부가 보고한 재정 총량 및 위원회별 지출 한도를 심사 및 조정한다. 그리고 상임위가 지출 한도 내에서 위원회별로 심사한 내용을 예결위에서 재차 심사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대통령 주재 국가 재정전략회의에서 국회 재정총량심사보고서가 정부 안건과 함께 논의된다.

    맹 의원은 국가재정법 및 국가예산정책처법 개정안도 동시에 발의할 계획이다.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통보하기 전 국회 예결위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예산정책처법 개정안은 예산 편성 과정에 '영기준예산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5년 주기로 모든 지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의 지속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다만 맹성규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구체적인 발의 시점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며 "(개정안의 동의자 수가) 10명만 넘으면 발의를 할 수 있는데 (인원을) 저희 입장에서 고민해 볼 수 있다. 저희가 언제 (발의가) 된다고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다"고 밝혔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부대표는 "민주당은 일방적인 예산 편성권 강탈을 견제와 균형을 무시하고 의석수만을 기준으로 모든 권한을 독점하겠다고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10회에 걸쳐 150조원 넘는 습관적인 추경을 편성했고 지난 정부에서 국가채무 또한 400조원이나 증가했다"며 "국가 재정 상황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빚내 쓰기 바쁘다 여야가 바뀌자 국회 예산 심의권 얘기하며 편성권 강탈을 시도하는 것은 민주당의 내로남불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겠다는 시도가 아닌지 모르겠다"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독주하는 것은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선거 불복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후반기 국회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로 선임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훼방 놓는 데만 골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회 예결위를 상임위화 한다는 것은 과거 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주장했던 것"이라며 "본인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이제 다시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응석"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 후 '예결위 상설화' 개정안에 대해 "(예결위 상설화는) 민주당이 (과거) 야당일 때 주장했다가 여당일 때는 전혀 얘기도 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다시 야당이 되니까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