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민여론 62% 나토 가입 찬성 …나토군과 군사훈련도 진행“핀란드,스웨덴 환영”…“발트해에 핵무기 배치하고 북방함대 강화할 것”“핀란드 군대 유능, 나토 가입 시 거대한 동맹 실현”…러시아, 반발이유“우크라이나전은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대리전”…무기지원 상당해
  • ▲ 핀란드, 스웨덴 나토가입신청ⓒ트위터 캡처
    ▲ 핀란드, 스웨덴 나토가입신청ⓒ트위터 캡처

    스웨덴·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두고 러시아와 서방이 대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신청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 시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북방함대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한 스웨덴 외교관을 추방했다. 

    러시아가 강경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사방이 거의 '적'에 포위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크라이나전이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핀란드와 스웨덴이 상대방 진영으로 가겠다는 것을 러시아가 반길리 없다. 현재 서방국은 대리전인 만큼 우크라이나에 금전과 무기를 넉넉히 지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러시아는 핵무기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맞불을 놨다.


  • ▲ 핀란드 스웨덴 지정학적 위치 ⓒ구글 지도 캡처
    ▲ 핀란드 스웨덴 지정학적 위치 ⓒ구글 지도 캡처

    핀란드 국민여론 62% 나토 가입 찬성 …나토군과 군사훈련도 진행

    그동안 중립국이었던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5월 중순에 나토 가입신청을 예고했다. 

    핀란드 일간 일타레흐티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가 두 국가의 나토 동시 가입을 제의했고 핀란드 정부는 이에 동의했다. 스웨덴 일간 엑스프렌센도 "일타레흐티의 보도가 맞다는 사실을 정부 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며 "두 국가의 나토 가입신청은 5월 셋째 주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두 나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보고 자국 영토를 방위하려면 나토 가입 외엔 대안이 없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핀란드 국민여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보고 나토 가입에 좀 더 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했다. 지난 3월 14일 여론 조사에서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62%에 달했다. 

    특히 핀란드는 나토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로이터통신은 핀란드가 28일부터 이틀간 나토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핀란드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자국 군함 두척과 나토 소속 군함 세척이 함께 작전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트위터 캡처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트위터 캡처
    “핀란드,스웨덴 가입 시 환영받을 것”…“발트해에 핵무기 배치하고 북방함대 강화할 것”

    서방국가들은 이 같은 핀란드·스웨덴의 움직임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만약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요청한다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환영받을 것이며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합류에 대해 “강력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지난 3월 12일 벨랴예프 러시아 외무부 국장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심각한 군사·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레림궁은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유럽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은 더욱 강한 발언을 남겼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도 북방함대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최근 스웨덴 외교관 3명을 추방하는 초강수를 뒀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26일 "오늘 러시아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스웨덴 정부의 적대적 행동과 관련 단호한 항의를 표시했다"면서 "주러 스웨덴 대사관 소속 외교관 3명을 기피인물로 선언하는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 ▲ 핀란드 군대ⓒ트위터 캡처
    ▲ 핀란드 군대ⓒ트위터 캡처
    “핀란드 군대 유능, 나토 가입 시 거대한 동맹이 실현”…러시아, 반발하는 이유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먼저 핀란드와 스웨덴마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사방이 '적'에 포위당하기 때문이다. 미국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의 선임 특파원 마이클 허시는 “터키가 나토의 남쪽을,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이 나토 동쪽 국경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쪽의 핀란드까지 나토에 가입하면 푸틴이 두려워했던 바로 그 ‘거대한 동맹’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린스턴대 교수인 아론 프리드버그도 “ 푸틴이 ‘셀프 포위’하는 치명적 전략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다음 이유로는 핀란드의 지정학적 위치와 막강한 군사력 때문이다. 핀란드는 정규군 28만 명, 예비군 90만 명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전체 핀란드 남성 4분의 3이 군필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핀란드는 100년 이상 러시아를 방어하며 쌓아둔 군사정보가 막대하다. 핀란드 국방분석가인 스테판 포스는 “핀란드 군대는 전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능하다”고 설명했다.
  • ▲ 재블린ⓒ트위터
    ▲ 재블린ⓒ트위터
    “우크라이나전은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대리전”…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상당

    마지막 이유는 우크라이나전이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대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립국을 표방하던 국가들마저 상대 진영에 줄을 서게 되는 것을 러시아가 반길리 없다. 실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8일 우크라이나에 330억 달러의 규모를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해 우크라이나전이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서방국가 관료들의 최근 발언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리전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먼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몇 달,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다"며 "나토 동맹은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며 모두의 전쟁"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밀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더 멀리, 빨리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리전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는 서방국가들의 무기 지원내용과 규모다. 오스틴 장관은 지금까지 미국 등 30여 개국이 우크라이나의 군사 무장을 위해 50억 달러(약 6조 3000억 원) 상당의 무기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눈치를 보느라 전쟁 초기만 해도 방어용 무기에만 중점을 뒀는데 최근에는 곡사포, 구소련제 헬기, 스팅어 대공미사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같은 '공격용 무기'를 지원했다. 특히 폴란드는 소련제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영국도 장갑차와 대함 미사일 수백 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계획이다.

  • ▲ 러시아 핵실험 발사ⓒ트위터 캡처
    ▲ 러시아 핵실험 발사ⓒ트위터 캡처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화난 러시아, 핵무기 언급 자포자기나 다름없어

    서방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행렬에 화가 난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시험 발사했다. 또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엄포를 놓았다. 핵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당국이 이런 관측을 과장해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의 처절한 실패에 대해 러시아인들이 느끼는 자포자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