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원 2배… 기술·경험까지 더해 산림 복원 지원” 세계산림총회 개회식 기조연설강원·경북 초대형 산불은 언급 없어… 산림청장만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잠깐 설명
  • ▲ 2일 오전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 2일 오전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산림총회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2030년까지 다른 나라 산림자원 보호와 복원을 위한 자금 지원을 2배로 증액하고, 6·25전쟁 후 산림을 복원한 경험과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3월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 일대를 휩쓸었던 대규모 산불은 언급하지 않았다. 산림청장이 환영사에서 잠깐 언급했을 뿐이다.

    文대통령 “세계 산림 복원 지원에 한국의 기술과 경험 보탤 것”

    문 대통령은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6·25)전쟁을 겪으며 산림자원 황폐화를 경험했으나 전 국민이 함께 노력하여 산림 복원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이러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산림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전 세계의 지속가능한 산림 복원과 관리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세계 산림 황폐화 방지를 위한 재정적 기여를 2030년까지 지금의 2배로 늘리는 것과 함께 양질의 공적개발원조(OAD)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질의 공적개발원조 사례로 베트남의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을 든 문 대통령은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닌,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더하여 지원 대상 국가의 산림 보호와 지역주민의 삶, 환경을 고려한 우수한 (산림 복원 지원) 모델 확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산림청장 “한국도 지난 3월 초대형 산불 발생… 원인은 기후변화”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3월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했던 산불과 그 피해 복구 상황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최병암 산림청장이 환영사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들어 잠깐 언급했을 뿐이다.

    최 청장은 “한국도 지난 3월 강원도와 동해안 지역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며 “제가 열흘 동안 산불 진화를 일선에서 지휘하면서 싸웠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이어 “가뭄, 고온 같은 기후 변화가 산불을 더 자주, 크게 만들고 있다”며 “기후위기는 우리 코앞에 있는 현실적 위기”라고 강조했다. 최 청장은 그러면서 “이번 세계산림총회가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한 걸음 더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청장이 말한 강원도·경북 동해안 산불은 지난 3월2일 강원도 강릉시에서 시작해 동해시 북동부 일대까지 불태운 산불과, 3월4일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해 13일까지 이어져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가곡면까지 피해를 입힌 산불을 말한다. 이들 두 산불로 인한 재산피해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4월6일 해당 산불 피해지역 복구비로 4170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산불 피해 복구비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6년마다 열리는 세계산림총회… 유엔 FAO 주관 아래 사막화 예방에 주력

    이날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취동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 FAO 홍보대사인 바스마 빈트 알리 요르단 공주, 프랭크 리즈버만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 막달레나 요바노비치 세계산림대학연합장, 우즈베키스탄 국가생태환경보호위원회 위원장, 몽골 환경관광부장관,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 등 내외빈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축사는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이 화상으로 대독(代讀)했다.

    유엔 FAO 주관으로 6년마다 열리는 세계산림총회는 전 세계 산림·임업 관계자들이 모여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보존, 사막화 문제 등에 관한 의견을 공유하고, 산림 복원을 통해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회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