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복원하는 방향으로 행사… 김오수에 추가 수사지휘 가능성 거론윤석열, 사법공약으로 '수사지휘권 폐지'… 박범계는 그간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 표출법조계 "한동훈,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 피의자로 계속 남겨두려는 속셈인 듯"
  • ▲ 박범계 법무부장관. ⓒ이종현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 ⓒ이종현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관련된 이른바 '채널A사건' 관련 수사지휘권 발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법무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법무부 감찰국에 '채널A사건'을 대상으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다만 내부에 이견이 있어 실제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7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은 '채널A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수사지휘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자체적으로 수사하라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바 있다. 

    이에 윤 총장은 '채널A사건'의 혐의가 성립되는지 등을 따져보겠다며 대검 수사자문단을 구성했다. 이후 추 전 장관은 먼저 발동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중단하고, 검찰총장의 '채널A사건'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한 검사장이 윤 총장의 측근으로 꼽힌다는 것이 박탈 이유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채널A사건' 무혐의 의견 11번 보고

    2020년부터 '채널A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한 검사장의 혐의가 입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한 검사장이 무혐의라는 의견을 검찰 지휘부에 수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이 사건 무혐의 보고는 총 11번 올라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박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서울중앙지검의 '채널A사건' 무혐의 처분을 막으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수사지휘권이 발동될 경우, 김오수 검찰총장이 '채널A사건' 수사를 지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추 전 장관 시절 법무부차관을 지냈으며,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복원되면 박 장관이 김 총장에게 '채널A사건' 관련 추가 지휘를 내릴 가능성도 나온다. 검찰청법 8조에 따라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장관이 총장을 통해서만 수사지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려는 이유가 참 노골적으로 보인다"며 "한 검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라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채널A사건이 무혐의 처분되지 않고 수사가 이어지면 한 검사장은 계속 피고인 신분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차기 서울중앙지검장후보로 거론되는 한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받는 '피의자'로 계속 남겨두려는 속셈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박 장관의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을 두고 윤 당선인의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을 반대한 이유가 설명된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윤 당선인은 그간 사법공약 중 하나로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박 장관은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해왔다.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한 박범계… 법조계 "자기가 쓰려고 반대했나"

    박 장관은 지난 23일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그리고 일종의 책임행정의 원리에 입각해 있다"며 수사지휘권 폐지를 반대했다. 지난 30일에도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존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제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한 법조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지금 상황으로 볼 때 결국 수사지휘권을 반대한 이유가 자신이 수사지휘권을 쓰려고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부에서 임명된 법무부장관이 왜 차기 정부의 공약에 공개반대를 하나 싶었는데, 이제야 이유가 설명된다. 이러려고 반대를 한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현재 확인 중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