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우크라 한국 의용군과 인터뷰하며 'GPS 위치값' 표시"폭격 좌표 찍었다" 비난 일자‥ KBS "정확한 위치 아냐" 해명
  • ▲ KBS '뉴스9'가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 중인 한국인 2명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머물렀던 위치를 노출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KBS 방송 화면 캡처
    ▲ KBS '뉴스9'가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 중인 한국인 2명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머물렀던 위치를 노출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KBS 방송 화면 캡처
    KBS가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 중인 한국인 2명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머물렀던 위치를 노출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지난 28일 이들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한 '뉴스9'는 "청년들이 제공한 사진의 GPS 위치값을 분석해 인터뷰 당시 이들이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있는 걸 확인했다는 점도 말씀드린다"며 자료 화면을 띄웠다.

    KBS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지도에는 청년들의 '소재지'로 추정되는 지역이 표시돼 있었다.

    방송 직후 "KBS가 국제 의용군의 위치를 노출했다" "불을 켜고 있는 러시아군에 폭격용 좌표를 찍어줬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온라인에선 "방송 화면이 러시아에 흘러들어가 국제 의용군이 머무는 호텔에 폭격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앵커 멘트에 나온 참전자의 위치 표시는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 그래픽"이라며 "정확한 GPS 위치값이 아님을 알려 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KBS가 공개한 장소를 검색해보니 한 호텔이 나왔는데, 호텔 소개 사이트에 올라온 내부 전경과 국제 의용군들이 인터뷰한 장소가 똑같았다"며 "사실상 KBS가 '폭격 좌표'를 찍어준 셈"이라고 분개했다.

    그러자 KBS는 다시 공지글을 올려 "해당 인터뷰는 지난주에 진행됐다"며 "한국인 참전자들은 인터뷰 다음 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한국인 참전자들만 무사하면 된다는 소리냐" "해당 호텔이 국제 의용군 숙소가 맞다면 나머지 의용군들의 안전은 어떻게 되는 거냐" "KBS 방송 때문에 호텔 인근 주민들도 위험해진 것 아니냐"는 글을 올리며 KBS의 무책임한 처사를 맹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에 "우크라이나 참전 의용군의 위치를 노출 시킨 기자의 해고와 공영방송 KBS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는 청원글까지 올리며 KBS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공영방송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했다"며 "현재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행위가 갈수록 도를 넘는 상황에서 이는 의용군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 위치를 손수 알려주는, 전쟁범죄를 돕는 행위이자 이적행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KBS는 '한국인 우크라이나 참전자 인터뷰' 영상을 삭제했다.

    KBS는 30일 "이 보도는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한 한국 청년들의 인터뷰 요청에 따라 이뤄졌지만, 방송 이후 취재원들의 요청 등을 감안해 삭제한다"고 밝혔다.

    이어 "취재원들의 참전 주장이 거짓이 아님을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지도 그래픽이 방송에 포함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를 초래한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보도는 취재원들이 해당 숙소를 떠난 며칠 뒤에 이뤄졌음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