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낮 12시부터 집중적으로 문자폭탄…1000통 넘어"'이낙연 반성해라 책임져라' '이재명·송영길·추미애 지켜라'"이낙연, 쉬지 않고 지지 호소… 그런데 총을 쏴버리냐"
  •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민석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른바 '문자폭탄'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로 대장동 얘기 꺼낸 이낙연 책임져라"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 소속 A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어제 낮 12시부터 집중적으로 문자폭탄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문자가 1000통 넘게 왔다. 문자폭탄이 아니라 문자폭력"이라고 말했다. A의원은 "뒤에 배후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A의원이 받은 문자는 "대장동 들먹인 이낙연부터 책임 물고 선거 진 부분 철저하게 반성하세요" "이재명·송영길·추미애를 지켜 주세요. 똥파리는 반드시 쳐내고 가야 합니다" "최초로 대장동 이야기 꺼낸 이낙연부터 책임지게 하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 전 후보 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대선 패배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지난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전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집중추궁하기도 했다.

    "이낙연, 전국 순회하면서 이재명 지지 부탁했다"

    A의원은 그러나 "이낙연 위원장은 76일 동안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세만 65차례, 16개 시·도, 63개 시·군·구를 순회했다"며 "이렇게 하루를 쉬지 않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이재명 지지를 부탁하고 다녔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이 전 후보가 호남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도 "가장 결정적인 힘은 이낙연 위원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A의원은 "적어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가 있어야 된다. 그런데 총을 쏴버리느냐"고 씁쓸해 했다.

    이낙연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B의원도 "나도 수백 통 (문자를) 받았다. 정신 나간 놈들이 하는 짓이니까 상대할 필요 없다"며 "한 사람이 아니라 한 여덟 명 정도가 집중적으로 그렇게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자폭탄을 받은 한 초선 의원은 "한 분은 저한테 심한 욕을 써서 보냈다. (선거에 져서) 화가 나서 그런 것 같다"며 "집단적으로 문자를 보내신 분들은 현 지도부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사퇴하느냐, 너 사퇴하지 말라, 그런 얘기였다"고 전했다.  

    이 전 후보 지지자들은 지난 10일 민주당사에서 이 전 후보의 낙선이 확실시되자 "민주당 수박들 때문에 수박 국회의원들"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수박'은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시작된 호남비하 표현이다. 이 전 후보 지지자들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전 위원장 측을 공격할 때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