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수석부의장, 24일 긴급성명 발표…“美 추가제재는 상황 악화시킬 뿐”이라며 반대베이징 올림픽 언급하며 3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연기도 주장…北 향해서는 “대화 나서야”
  • ▲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의 이석현 수석부의장이 “미국은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유예한 북한에게 그 대가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언급하며 한미연합훈련 연기도 주장했다.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미국, 핵실험·ICBM 시험발사 안 한 북한에 대가 줘야”

    이석현 수석부의장은 지난 24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긴급성명’을 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를 추진하는 것은 한반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불신에 찬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바이든 정부의 태도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멈춘 것은 2018년 두 진영의 상호 약속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미국은 북한에게 보상할 필요가 있다.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은 북한을 중국 편으로 밀어붙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이어 “북한에 대한 신뢰 재구축을 위해 미국은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의 일부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월 베이징 올림픽 때 한미연합훈련 연기 바람직…북한은 즉각 대화 나서야”

    그는 또한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세계의 분쟁을 멈추자는 휴전 결의안을 채택한 유엔의 평화정신에 따라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은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같은 맥락에서 우크라이나 분쟁도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현 수석부의장은 북한을 향해서는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움(유예)을 해제한다면 평화협상의 판을 깨는 행위가 될 것”이라며 “즉각 대화에 나서 비핵화와 번영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평화보다 강한 전략은 없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와 국민의 줄기찬 호소에 전 세계 양심의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적대시 정책 철회’ 北 대화거부 핑계…베이징 올림픽, 한미연합훈련과 일정 달라

    이석현 수석부의장의 성명 가운데 일부는 북한의 주장과 대동소이했다.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떠들면서도 실제로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주장은 북한이 한미 양국의 대화 제안을 거절할 때 쓰는 핑계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도 이런 주장을 여러 차례 폈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과 한미연합훈련 또한 시기가 겹치지 않는다. 베이징 올림픽은 오는 2월 8일 시작해 2월 20일 끝이 난다.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은 보통 3월 초순부터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3월 8일부터 지휘소연습(CPX)으로 실시했다. 3월에 열리는 것은 베이징 페럴림픽이다.

    민주평통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헌법기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임명했다. 한편 세계일보에 따르면, 이석현 수석부의장은 이번 성명을 내면서 “정부와 사전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