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녹취, 정치공작" "생태탕 시즌2"… 권영세, MBC에 맹공"이재명 가족 욕설, 김혜경 의혹도 방송하자"… 장예찬 MBC에 요구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자 전전긍긍하던 국민의힘 내부 기류가 바뀌는 모양새다.

    MBC 보도에 "타격이 없었다"는 반응 속에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가족 욕설'과 배우자 김혜경 씨와 관련한 각종 의혹도 함께 보도하라고 요구하는 등 반격 태세를 갖추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언론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친여(親與) 매체 기자라는 사람의 불법 녹취가 6개월여에 걸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행해진 것은 단순히 취재윤리 위반을 넘어선 정치공작 행위"라며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임무를 포기한 채 정치공작의 선봉을 자인했다"고 비판했다.

    권 본부장은 2002년 대선에서 '20만 달러 수수 의혹' 등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와 배우자를 둘러싼 논란들을 열거하면서 "(당시) 정치공작은 모두 대선 이후 재판에서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졌고, 관련자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낙인 찍어 정권 도둑질하려는 작태 자행"

    권 본부장은 "또다시 더 비열하고 더 악랄한 정치 관음증을 악용해 후보 배우자에게 씻을 수 없는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어 정권을 도둑질하려는 작태가 자행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선거판의 분위기를 타락시키려 한다. 무도한 정치공작 사기 집단에 또다시 정권을 빼앗겨 대한민국을 낭떠러지로 내몰게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MBC '스트레이트'는 전날 서울의소리 '촬영기사' 이명수 씨로부터 받은 김건희 씨 통화 녹취 일부를 보도했다. 그러자 MBC가 공정보도 원칙을 준수하려면 이 후보의 '가족 욕설 녹취'와 배우자 김혜경 씨의 이른바 '혜경궁 김씨' 의혹, 친형 고(故) 이재선 씨의 자녀, 즉 조카에게 욕설한 의혹도 함께 방송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은 "청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바로 공정"이라며 "MBC가 공정한 방송이라면 공정하게 이재명 후보의 가족 욕설과 김혜경 씨의 논란이 되는 조카 협박 녹취파일, 얼마 전 돌아가신 고 이병철 씨의 변호사비 대납 증거 녹취도 같이 방송하라"고 지적했다.

    장 본부장은 이어 "(이재명 후보 관련 녹취를) 7시간이 아니라 7분만 틀어도 민주당은 후보 교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3선 중진인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언론은 공정성을 생명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MBC는 후보 당사자 문제인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파일은 방송하지 않고 야당 후보 부인 것만 방송했다"며 "MBC가 아직 방송이기를 자처한다면 오늘이라도 같은 잣대로 이재명 후보와 부인의 욕설 녹음파일도 방송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방' 없는 보도에 생태탕 논란과 비슷한 양상

    김건희 씨 녹취록에 '한방'이 없자 국민의힘은 과거 '생태탕' 논란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생태탕 논란은 지난 서울시장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보유 논란과 관련해 생태탕집에 갔느냐를 놓고 여당이 펼친 네거티브 공세다. 당시 생태탕집 주인 가족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기억을 회상했으나 엇갈린 증언에 '자책골'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생태탕 시즌2로 가는 것 같다"며 "우리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기보다 아직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MBC가 23일 김건희 씨 녹취 관련 두 번째 방송을 예고한 상태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모든 녹취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방송이 나갈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유튜브 채널 등에 대한 추가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김건희 씨가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수사의 '배후 조종설'을 제기했다. 

    추미애 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걸핏하면 '공정과 상식'을 들먹였던 것도 이번 선거를 조국의 선거로 몰고 가겠다는 김건희 씨의 배후 조종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수호' 추미애에 명예 선대본부장 직함 드려야"

    야권에서는 즉각 저격 발언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조국 수호'야말로 민주당의 생각과 토론을 마비시켰고, 이래서 '조국의 적은 민주당' 소리를 듣는 것임을 아직도 혼자만 이해 못 하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조국의 적'을 넘어 '이재명의 적' 역할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추미애 전 장관께 '명예 선거대책본부장' 직함을 드려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 리더스포럼 5기 출범식' 후 김건희 씨 녹취 보도와 관련해 "제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분께 심려 끼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적인 대화가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남편인 제가 더 잘 챙겼어야 했다.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