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선대위 직 사퇴 전날 코미디 프로그램 SNL 출연"내가 후보가 아닌데 다른 후보 지원하는 것 쉽지 않다"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이준석 대표 자료사진. ⓒ이종현 기자ⓒ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이준석 대표 자료사진. ⓒ이종현 기자ⓒ이종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 '내가 대통령 되기 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대통령 되기' 중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에 "당연히 내가 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 코너 '주기자가 간다'에서 인턴기자를 연기한 배우 주현영 씨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 및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직 일괄 사퇴(21일) 하루 전인 20일 촬영했다고 한다.

    주씨가 "굉장히 명쾌하다"고 치켜세우자 이 대표는 "당연하다. 남의 선거를 돕는 게, 저는 당연히 당 대표니까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이지만, 그것(남의 선거를 돕는)보다는 내 선거가 되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웃으며 "저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도 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윤석열 후보를 도울 때 내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주씨의 추가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이 대표는 "이게 깔끔한 것이, 제가 만약 예를 들어 마흔 한 살 이상이라서 대통령선거에 나갈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하면 그런 경쟁관계가 생기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것이 없다"며 "저는 나이가 안 돼서 못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 후보를 돕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며 "만약 나중에 다른 사람과 선거에 나오게 되면 제가 우선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보 때문에 마음고생 할 일도 있어"

    '근황'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고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 때 내가 후보가 아닌데 다른 후보를 지원해 선대위원장을 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라며 "때로는 후보가 총책임자이니까 내 말을 안 들을 때도 있고, 후보 때문에 마음고생도 할 일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이게 피와 살이 되는, 남는 것이라서 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도 더했다.

    이 대표는 "후보도 마음고생을 많이 한다"며 "후보도 정치를 처음 해서, 지금 이제 (정치를) 하자마자 대선 후보가 됐다"고 전제한 뒤 "대한민국의 절반은 (후보를) 욕하게 돼 있다. 저도 그렇고 후보도 그렇고, 이를 안 겪어보면 모른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와 의견차이로 갈등이 있어서 잠적하신 적이 있는데, 연인과 싸웠을 때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시는가"라는 주씨의 질문에는 "다섯 번 묵언수행"이라고 답했다. 주씨가 제시한 도피·잠수·잠행·잠적 등이 아닌 답을 내놓은 것이다.

    이 대표는 "잠적까지는 아니지만 꽁해서 있는다"고 말했다. 보기 네 개 중 한 개를 꼽아 달라는 주씨의 요청에는 "잠수"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와 관련 윤 후보와 갈등을 보이다 지난 11월30일부터 잠행을 이어가다 12월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윤 후보와 만찬회동 끝에 서로 간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박근혜·이명박 중 朴과 크리스마스 보내겠다"  

    '결혼'과 '내 집 마련' 중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 집 마련"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본능인지 모르겠는데,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다른 의미가 아니라 결국 사람이 자기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고 싶은 본능이 있지 않나. 결혼 이외의 다른 형태의 결합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는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내 집 마련은 성공하셨느냐"는 주씨의 물음에 "집은 마련했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중 누구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두 분 다 뵐 수 없는 곳에 계셔서 굉장히 성립할 수 없는 질문"이라면서도 "저는 당연히 저를 영입해 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MZ세대(1980~90년대 태어난 세대)로서 과거 386세대(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라는 주씨의 질문에 이 대표는 "(386세대는) 제발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나 때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나 때는 이상으로 관점이 다 다르다"며 "여러분 사실 때와 지금 살 때가 완전히 다르고, 그때 연애문화와 지금의 연애문화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또 "그때 여러분이 보던 방송과 지금 보는 방송이 다 다르고, 그때 여러분이 하고 싶은 직업과 지금 하고 싶은 직업이 다르다"며 "그러니까 여러분의 관점에서 보지 말라"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