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준석 만나러 울산행… 김기현도 일정 취소하고 지역구로울산 김기현 중재, 만남 성사될 듯… 1 대 1 대화 통해 '원팀' 기대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3일 이준석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으로 향했다. 울산은 김기현 원내대표 지역구이기도 해서 국민의힘 지도부 '빅3'가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6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식 출범을 앞두고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할지 주목된다.

    윤석열·이준석, 울산서 갈등 봉합하기로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날 "윤 후보가 오후 2시40분경 당사 후보실을 출발했다"며 "윤 후보는 '이 대표를 뵙고 여러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거듭 말했다"고 공지했다. 선대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윤 후보가 이 대표를 만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견해는 이날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오늘 이준석 대표를 만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선대위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에는 "이 대표를 언제든, 오늘이라도 만나고 싶다"고 손을 내밀었다.

    이 대표를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당 대표'라고 추켜세우는 등 이후 만남에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분들에게도 '만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 '나이는 젊어도 당 대표 자격이 있다'고 얘기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이렇게 하면 6일 (선대위 출범이) 안 된다"며, 이 대표 없이는 오는 6일로 예정된 선대위 공식 출범을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지적했던 홍보비 관련 발언에는 "제 주변에서 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게다가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회동 단서도 달았다.

    이준석 "후보가 만나자면 올라가겠다"

    그러자 이 대표는 즉각 윤 후보 측근들이 관여한 만남에는 응할 의사가 없다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저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윤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에 조율해야 만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며 "거기에 대해 굉장히 당혹감을 느낀다. 당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나오지 못하고 핵심 관계자 검열을 거치자는 의도라면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가 직접 연락하면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의제를 조율할 생각이 없고,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 의중과 관계없는 이른바 '파리떼 측근'발(發) 메시지가 나오는 방식의 소통 개선을 요구하며 1 대 1 만남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두 사람이 회동한다 해도 그간 쌓인 오해와 갈등을 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윤 후보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울산 홈그라운드' 김기현 중재

    윤 후보의 울산행은 김 원내대표의 중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오찬 후 곧바로 울산으로 향했고, 여성학 아카데미 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울산시당을 방문한 이 대표를 맞았다.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만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모두 모이는 울산은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울산시장을 역임하며 울산이 '홈그라운드'인 김 원내대표를 지렛대 삼아 두 사람이 1 대 1로 소통할 수 있을 뿐더러, 오해가 풀린다면 당 대표비서실장인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군)과 윤 후보가 당 조직부총장으로 임명한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 등 양측 인사가 자리한 그림을 만들어 '원팀' 의지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른바 '울산대첩'으로 분란을 말끔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재선의원들은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이 대표와 윤 후보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 넓은 마음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철옹성과 같은 '국민의 원팀'을 이끌어 달라"며 "갈등의 덫에서 벗어나 더 간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과 민생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