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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 이준석, 처음 입 열어… "尹과 이견 없는 이유는 상의도 없기 때문"

"선대위 이후 당무를 한 적이 없어… 거부 아니다" 제주 4·3평화공원서 언론에 피력"후보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 교체된 이후, 저는 딱 한 건의 보고를 받았을 뿐""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요구한다, 이러는 것은 심각한 모욕적 인식"'감정의 골' 깊어… 선대위 차원 쇄신안 없을 땐 이준석 서울 복귀 요원할 가능성

입력 2021-12-02 16:20 | 수정 2021-12-02 16:44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연합뉴스

'당 대표 패싱' 논란으로 사실상 당무를 전면 거부하고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과 전남 여수·순천을 거쳐 2일 제주도를 방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쇄신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이 대표의 서울 복귀는 요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준석, 잠행 이후 첫 공개 발언… 尹 선대위에 불쾌감

이 대표는 이날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잠행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어 자신의 의중을 전했다. "잠행을 한다기보다 지역을 돌며 계획된 대로 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이것이 당무 거부라는 얘기를 하시는데, 저는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며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에 저는 딱 한 건의 보고를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선대위 문제로 윤 후보 측과 갈등을 빚는 상황과 관련해 이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어 "저는 윤 후보에게 어떤 것을 요구한 적도 없고, 저희가 어떤 것을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사이에는 이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이견이 있는 것이 민주적 정당"이라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견이 없는 이유는 상의조차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제가 무엇을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시는 것도 저에 대해서는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 인식"이라고 언급한 이 대표는 "(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말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11월3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후 이 후보의 '당무 보이콧' 상황을 두고 '영역싸움'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과 이견 없는 이유는 상의조차 안 해서"

이 대표는 "당 대표 사퇴설이라든지,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에 대해 (윤 후보는)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이고, 알고 있다면 인사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그분은 본인의 사리사욕에 충성하는 분 같다"며 "그분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인데, 후보라고 통제가 가능하겠는가"라고도 쏘아붙였다.

'김병준 원톱' 체제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우리 당 선대위의 원톱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고, 오히려 그분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가 홍보에 국한된 제 역할을 하겠다, 나머지 총괄 지휘는 그분이 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며, 윤 후보에게 "심지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실 생각이 없는 것으로 굳건하게 마음을 정했으면 개선을 바로잡기 위해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병준 위원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을 드렸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선대위 운영에 대해서는 제 영역 외에는 다른 큰 관심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그러나 이 대표의 당무 '올스톱' 이후 '일사불란'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현재 선대위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와 윤 후보의 선대위를 둘러싼 갈등 폭발 이후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에게 지지율에서 역전당하는 등 '골든크로스' 상황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병준 위원장이 전투 지휘 능력으로 실적이 있거나 이러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이 우려가 된다"며 김 위원장의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표와 지난 1일 순천에서 만난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천하람 변호사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준석 만난 천하람 "李, 서울에 빈손으로 올라갈 생각 없어"

천 변호사는 이 대표가 대선 승리의 필수 조건으로 '호남의 지지'를 강조했다고도 전했다. 이 대표가 느끼는 '위기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첫 번째는 방향성이고, 두 번째는 인선에 관한 것"이라면서 "지금 제대로 된 타겟팅이나 콘셉트 없이 '좋은 게 좋은 거다'식, 그러니까 (윤 후보 측이) 모든 토끼를 잡겠다는 안철수식 선거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선대위의 인선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본인을 잘해 주고 아니고 이런 것보다, 과연 현재 인선이 신속하고 정확한 선거 캠페인을 하기에 적절한가, 소위 말하는 파리떼나 하이에나 같은 분들이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선대위 합류 불발된 것에 관해서도 굉장히 불만이 사실 있었고, 요즘 우리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고 하지 않으냐, 그런 사람들이 익명 인터뷰를 통해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오히려 선거전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천 변호사는 '지금 (이 대표가) 무언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 "자기가 생각했을 때 최소한 대선을 이길 수 있는 정도 내지 대표와 후보와 당 전체가 같이 잘해나갈 수 있을 정도의 어떠 조건들이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이 대표의 의중을 전했다.

"이준석의 보이콧?… 尹 선대위 보면 필요했던 이벤트"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윤 후보는 말로는 집권하면 모든 세력을 계파와 상관없이 다 아우른다고 했지만, 지금 선대위 구성을 보면 사람을 나누고 아우르지도 못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검찰 때처럼 조직을 생각하는 것 같다. 자기 사람만 안고 가려는 태도가 당을 망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행보와 관련 "그림상 썩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윤 후보 선대위 구성을 보면 한 번쯤은 필요했던 이벤트"라고도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29일 저녁 "그렇다면 여기까지다" 등 의미심장한 페이스북 글을 남긴 뒤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당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그러고는 다음날인 30일 오후 부산, 지난 1일 전남 여수·순천, 2일에는 제주도로 이동하며 지역 현안을 청취 중이다. 이날 오전 7시쯤 배편으로 제주도에 도착한 이 대표는 4·3유족회와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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