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LH 직원 등에게 '무죄'… "관계자 조사도 없었고, '내부정보' 입증 못해"2030 커뮤니티 "조사도 안 하고 기소한 검찰" "정의로운 대한민국" 분노·조롱 폭발
  • ▲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 달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새만금개발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 달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새만금개발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사건에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네티즌들의 공분이 쏟아졌다. 

    특히 이 직원이 번 돈이 77억원이나 되는데도 무죄가 선고되자, 사건을 담당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능력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네티즌들은 "정의로운 대한민국" "경찰이 경찰했네" 등 조롱과 분노를 그대로 드러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남천규)는 지난 9일 피고인 LH 직원 A씨와 그의 지인 2명 등 3명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기소된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이었다.

    재판부는 "검사는 피고인들이 기밀에 해당하는 내부정보를 활용해 투기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내부정보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고, 어떤 취지로 작성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관계자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 등이 25억원을 주고 산 광명시의 땅은,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던 지난 4월에는 4배가 불어난 102억원이 됐다. 그런데 검찰은 관계자 조사도 하지 않은 데다 '내부정보'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도 실패한 것이다.

    진중권 "여러분은 검찰개혁의 성과를 보고 있다"

    2030이 주로 모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늘도 대한민국은 정의롭다" "경찰이 경찰했다"며 수사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철저한 수사 환수라며 말만 거창하게 하던 정부는 어디 갔느냐"며 정부를 비꼬는 글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내부정보가 무엇인지 수사조차 안 하고 기소한 건가! 무능한 검찰"이라고 비난했다. "근무평가해서 점수 안 되는 검사들은 민원인 상담이나 시켜야 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문재인식 검찰개혁의 결과"라며 "이걸 처벌 못하면 뭘 처벌하냐"고 문재인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여러분은 검찰개혁의 성과를 보고 계신다"고 비꼬았다.

    네티즌 "경찰이 경찰했네"... 무능 수사 조롱

    법원은 '증언의 증거능력'도 문제 삼았다.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특신상태)' 아래에서 행해졌음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한 자백을 법정에서 번복하자 법원은 조사 경찰관을 법정에 부른 뒤 '특신상태'에서의 자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중 한 명은 주거지와 배우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직후 2시간 만에 경찰서에 소환돼 조사받고 변호인이 동석하지 않는 등 압수수색과 경찰 조사가 이뤄진 경위·시간 등에 비춰보면 변호인 조력을 받을 기회가 충분히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상녹화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신상태 등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한 기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