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 11명 첫 상견례… 황교안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신경전
  •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 모인 11명의 경선 후보자.(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준석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 모인 11명의 경선 후보자.(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준석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11명이 첫 상견례를 가진 자리에서 4·15총선 부정선거 시비가 불거졌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 제안에 따른 당 차원의 협력을 요구했고, 하태경 의원은 "괴담성 의혹들"이라고 일축했다.

    황교안 "부정선거 밝혀야"… 하태경 "괴담성 의혹"

    황 전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들 간 첫 간담회에서 후보들의 '통합 정신'을 주문한 뒤 4·15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황 전 대표는 "투표용지는 깨끗해야 하는데, 대부분 흰색인 투표지에 끝 부분이 배춧잎처럼 녹색으로 물든 투표용지가 다수 나왔고, 선거관리관의 도장이 너무 심하게 뭉개져 있어 관리관의 신원이 확인돼야 한다"며 "나중에 이 투표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판단할 때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선거가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황 전 대표는 "바닥부터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특검을 제안했는데, 당대표도 잘 생각해서 다음 선거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해줬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황 전 대표의 의혹 제기에 이미 한 차례 모두발언을 마친 하 의원이 즉각 반발했다. "황 전 대표가 말하는 것은 굉장히 왜곡이 심한 괴담성 의혹들"이라고 지적한 하 의원은 "선거불복 정당 이미지를 만들 수 있으니 논란이 안 될 수 있게 당에서 공식 입장을 결정해 주시는 것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비난해왔던 이준석 대표는 해당 논의에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뒤 "후보들 간 어떤 사안에 대한 이견을 당 지도부나 경선준비위 또는 선거관리위에서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위험한 부분"이라며 "그런 부분이야말로 후보 간 상호 토론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부정선거 논란에 대한 제 개인의 생각은 국민이 잘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尹 견제 심화… "치맥 파티하며 히히덕거려"

    이날 간담회에 모인 11명의 후보자는 첫 대면식을 갖고 대선 필승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장외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견제와 날 선 반응도 나타났다.

    김태호 의원은 "특정 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게 되면 경선 이후에 오합지졸이 된다"면서 "지금 우려하는 것은 계파정치의 부활"이라고 우려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 (당협)위원장들 이미 유인해서 확정해 놓고 그날(지난 25일) '치맥파티'다 뭐다 해서 국민 앞에서 회담이라고 하는, 그야말로 히히덕거리는 것은 당과 이 대표와 국민을 능멸하는 진정성 없는 언론 이벤트"라고 쏘아붙였다.

    안 전 시장은 또 1차 컷오프에서 100% 국민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 한 경선 룰과 관련 "당원들을 도외시하는 것"이라며 "여론조사라는 것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통합당 의원도 문재인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몸집을 키운 윤 전 총장을 의식한 듯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후보가 출마를 안 한다. 우리가 닥치고 정권심판, 닥치고 정권교체 이것만 외쳐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 승부처는 '중수청'… 민주당과는 달라야"

    "이번 대선은 과거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놓고 국민께 어느 세력이 더 믿음을 주느냐의 싸움"이라고 강조한 유 전 의원은 "우리 대선 승리의 승부처는 중도층·수도권층·청년층, 즉 '중수청'"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유일한 여성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우리 당의 경선은 민주당과 달랐으면 한다"며 "이번 경선은 정책과 비전, 담론 싸움이 돼서 국민 마음을 들어올리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저는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사람으로 정치를 오래 한 선배들로부터 배우는 자세로 경선에 임할 것"이라며 "경선 룰에 대해서는 당에서 정해 주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대선 경선 후보인 ▲김태호 의원 ▲박진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유승민 전 의원 ▲윤희숙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대표가 모여 상견례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