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이상 중대사고 보고해야 하는데 숨겨"…야4당, 국정조사·특검 요구
  • ▲ 성추행 피해자인 공군 여중사의 자살 사건과 관련, 서욱 국방부장관이 9일에 이어 10일 이틀 연속 국회에 출석해
    ▲ 성추행 피해자인 공군 여중사의 자살 사건과 관련, 서욱 국방부장관이 9일에 이어 10일 이틀 연속 국회에 출석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성추행 피해자인 공군 여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서욱 국방부장관이 9일에 이어 10일에도 이틀 연속 국회에 출석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여야는 서 장관을 향해 책임소재를 추궁했다. 야4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 및 특검을 요구했다.

    서욱, 이틀 연속 국회 출석… 연신 사과 

    서 장관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최고 상급자로서 책임질 용의가 있느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여러 차례 이야기했듯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자진사퇴와 관련해서는 "제 거취 문제는 인사권자가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모 중사는 지난 3월2일 같은 부대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고, 5월22일 관사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국방부 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없었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등이 일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서 장관이 이 사건 보고를 피해 중사가 사망한 지 사흘이 지난 5월25일에야 보고받았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는 지난 3월5일 이모 중사의 성추행 피해사실을 인지했다. 센터는 그러나 4월6일에야 국방부에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서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유·은폐 정황과 2차 가해를 포함, 전 분야에 걸쳐 한 점 의혹 없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서 장관은 "군 사법제도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군 형사 절차에 대한 지휘관의 영향력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연이은 의원들의 질타에도 연신 머리를 숙였다. 서 장관은 "지침상 피해자가 부사관 이상인 중대사고는 최단시간 내에 세부내용을 보고하게 돼 있는데 이 사실을 국방부가 숨기고 있다"(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군은 체계가 생명이다"(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등 의원들의 잇따른 비판에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절박한 심정으로 안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野3당, 국정조사·특검 요구 

    앞서 서 장관은 전날인 9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 출석해서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회유·은폐 정황과 2차 가해를 포함해 전 분야에 걸쳐 철저하게 낱낱이 수사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 장관은 여중사 사망으로부터 18일 만에 "국방부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처음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야4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기본소득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 및 특검을 요구했다. 야4당은 이날 오전 이 중사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 및 특검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뒤 "여당이 근원적으로 시스템을 바꿔서 부조리로부터 벗어날 의지가 있다면 당연히 저희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사건이 불거지면) 그때 그때 대충 대처해서 여성인권을 옹호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부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