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차이나타운 짓겠다고? 소림사 보러 춘천 올 사람 없어, 다 일대일로의 핑계" "주권국 도지사가 과도한 친중행보, 외교에 악영향… 文정부, 줄타기 외교 멈춰야"
  • ▲ 김진태 전 의원이 3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 김진태 전 의원이 3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지난 3월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최문순 도지사를 향해 "국민들과 강원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쭙고 싶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마감된 이 청원은 무려 67만78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결국 차이나타운 사업자인 코오롱글로벌은 해당 사업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강원도가 중국자본 유치를 통해 진행하는 사업이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본지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과 관련해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온 김진태 전 의원을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것은 좌우를 떠난 주권국가의 위신과 관련된 문제"라고 전제한 김 전 의원은 "지역 내에서도 춘천에 차이나타운을 왜 만드느냐며 반발이 심한데 최문순 지사는 이 사업을 꼭 해야 하는 이유를 당당하게 말하지도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원은 또 "강원도가 곳곳에 친중사업을 벌여놓고 있다"며 "강릉 차이나드림시티, 양양 중국예술인마을 등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데, 이런 곳들이 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발맞춰 사업을 진행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대일로 전략을 마무리하는 완결판이 바로 이 같은 문화 일대일로다. 문재인정부와 최문순 지사의 중국몽은 우리나라를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김진태 전 의원과 일문일답.

    - 국회를 떠난 지 1년이 됐는데 근황은? 

    "지난해 4.15총선에서 떨어지니 다음날인 4월16일부터 아무런 전화도 오지 않더라. 한 달 동안은 밖에도 안 나가고 집에서 운동하고 책만 잃었다. 집에만 있다 보니 일명 삼식(三食)이가 됐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니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더라. 좋은 점도 있다. 일단 '백수'가 되니 친구들이 밥값 내라 하지 않고, 독서나 운동을 할 시간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어려운 분들 입장을 좀 더 이해하게 됐다. 그 전에는 하다 하다 안되니 국회의원실로 찾아와 민원 넣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속으로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 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 마음이 바뀌었다. 사람들의 얘기를 잘 들어주려 한다. 최근에 외부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사단법인 정치문화연구소를 만들었다."

    - 춘천에 건설하려던 한중문화타운을 반대하는 이유는?

    "첫째는 차이나타운을 공식적으로 유치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없을 것이다. 뭔가 중국과 관련된 것들이 계속 들어오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차이나타운이지, 우리가 여기에다 만들겠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 또 소림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중국 가서 차이나타운을 보면 되지 누가 춘천에 와서 소림사를 보겠나. 둘째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마음속에 까는 문화 일대일로 사업이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한다니까 거기에 동참하는 것 아니냐. 소림사니 뭐니 하는 것은 다 핑계다. 중국몽을 실현하는데 왜 우리 청정 강원도가 제일 앞장서서 받아들이나.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문제와 달라서 정파적 입장을 떠나 시민들 여론이 좋지 않다. 지역 맘카페에서도 '춘천에 무슨 차이나타운이냐'는 반응이 많다. 이건 좌우를 떠난 주권국가의 위신과 관련된 문제라고 본다." 

    - 최 지사는 차이나타운이 아니라고 했는데.

    "최 지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 사업을 꼭 해야 하는 이유를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차이나타운 아니다. 걱정 마라. 중국자본 들어오는 것 없다. 도민 혈세 들어가는 거 없다' 이러는데, 중국복합문화단지가 차이나타운이 아니고 뭔가. 논리적으로 따지더라도 중국사람들 사는 집이 쭉 모여 있으면 차이나타운이지, 그 사람들이 주민등록을 어디에 해놨는지는 차후의 문제 아닌가."
  • ▲ 김진태 전 의원이 3일 인터뷰 도중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 김진태 전 의원이 3일 인터뷰 도중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 정동진 차이나드림시티, 양양 중국예술인마을 등은 어떻게 보나?

    "강원도 곳곳이 친중투성이다. 정동진 차이나드림시티, 양양 중국예술인마을 이런 곳들이 아직도 있는데 이런 곳들이 다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을 수립해서 달려올 때 거기에 발맞춰 사업을 진행했던 것이다. 그동안은 우리 국민들도 이런 문제의식을 덜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이게 그런 거였어?' 이렇게 되는 거다. 말이 좋아 일대일로이지, 그 사람들은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려 한다. 중국몽은 우리가 벗어나야 할 악몽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자치단체장의 과도한 친중행보가 한미동맹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이런 것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아쉬운 시점이다."

    - 그 두 사업은 제대로 진척이 안 되고 있는데, 이유는?

    "춘천 차이나타운이나 정동진 차이나드림시티는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 가만히 놔둬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레고랜드도 10년째 기공식만 네 번 했다. 갈팡질팡 허겁지겁 하다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말로만 '100만 명이 반대해도 하겠다' 하는데, 자기 혼자 사업을 하겠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지 않나. 일을 할 줄 모르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헷갈린다."

    - 강원도의 중국자본 유치가 문재인정부의 기조와 연관이 있다고 보나?

    "당연히 그렇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문재인정부의 북방정책이 정확히 일치한다. 해상 실크로드, 육상 실크로드에 이은 문화 일대일로까지 이 세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 이 말이 최문순 지사의 말이다. 몇 년 전 언론 인터뷰 내용에 그대로 나와 있다. 일대일로 전략을 마무리하는 완결판이 바로 문화 일대일로다. 최문순 지사 마음 속에 들어선 일대일로가 한중복합문화타운, 차이나드림시티 등의 사업이다. 과연 최 지사가 처음에는 일대일로가 뭔지도 모르고 얘기한 건가? 아니라고 본다. 이제 와서 여론이 안 좋아지니 자꾸 딴소리를 하는 것이다. 인민망 한국지사 저우위보 대표가 최문순 지사와 친분이 있어 같이 사진도 여러 번 찍고 그랬던 것이 알려졌는데, 최 지사는 자기만 저우위보화 친하다 생각했겠지만 나중에 보니 저우위보는 어지간한 민주당 단체장들과 다 친하더라. 박원순·송영길·박영선·김영춘 등과도 친분이 있더라. 문재인정부의 친중행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건 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인식과 맞닿아 있다. '중국은 큰봉우리, 우리는 작은 봉우리'라고 했던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 아니냐."

    - 문재인정부 중국몽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나?

    "빨리 깨어나야 할 것이 중국몽이라고 본다. 중국이 1980년대 도강양회(韜光養晦)의 시기를 거쳐 지금은 중국몽을 펼치는 중국굴기의 시기로 바뀌었다. 중국몽이 실현되면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면에서 우리는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하다못해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인 동북공정을 통해 역사도 빼앗기고 김치도 빼앗기고 한복도 빼앗길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국제적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서 생사를 탄 줄타기를 하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에서 이 정부가 명분은 균형외교라 하는데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다. 이런 행동이 어떤 참사로 벌어질지 생각해봐야 한다. 구한말 나라를 빼앗겼던 고종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지 않나. 고종이 청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줄타기하더니 어떻게든 미국의 힘을 얻어보려 안간힘을 쓰다 뒤통수를 맞았다. 그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일대일로나 중국몽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저우위보가 만나고 다닌 사람들을 보면 정말 과도한 친중행보를 보인다. 인민망 뒤에 버티고 있는 것이 중국공산당이다. 중국공산당의 실상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 강원도의 친중행보를 어떻게 막을 생각인가?

    "국민의힘 춘천갑 당협위원장으로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할 곳에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 차이나타운 같은 과도한 친중행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원도지사부터 바꿔야 한다. 춘천시장도 민주당 출신인데 바꿔야 한다. 그래야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내년에 있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하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먼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문재인정권이 들어서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런 주사파 정권이 가져올 국가적 위기를 미리 예견하고 탄핵을 막기 위해 온몸을 불살라왔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 생각했던 이상으로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고 이제라도 어떻게든 정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제대로 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이번에 오세훈 서울시장을 당선시켰던 것을 교훈 삼아야 한다. 국민의힘이 너무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당력을 모아 후보를 만들면 얼마든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