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법사위 출석, 野 질의엔 무성의 답변… 野 "박범계, 오만방자" 강력 비난
  •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공동취재단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공동취재단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신현수 사의' 사태와 관련한 국민의힘 측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국민의힘은 박 장관의 태도를 두고 "추미애 버전 2"라고 맹비판했다.

    박범계 "신현수 사퇴,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

    박 장관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소동'과 관련한 국민의힘 법사위원의 질의에 "인사 과정 내용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동안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하겠다"며 침묵을 지켰다.

    박 장관은 법무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안과 관련해 "대통령 재가를 받고 발표한 것인가"라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동안 청와대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갈음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신현수 수석과 조율되지 않은 인사라는 것을 대통령이 재가 당시 알았느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도 "인사에 관한 과정은 소상히 말씀드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전 의원이 집요하게 질의하자 박 장관은 수 초간 전주혜 의원을 응시하며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전 의원이 "(박 장관의) 매우 오만한 태도를 국민들이 보고 있다. 공개할 수 없다는 박 장관의 답변에 따라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않았을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포함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겠다"고 하자 박 장관은 "청와대의 자료로 갈음하도록 하겠다"고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박범계의 모르쇠…"이러니 국민적 의혹이 더 커지는 것"

    박 장관은 다만 "신 수석과 충분한 조율을 마치고 검사장 인사를 한 것인가"라는 전 의원의 질의에는 "몇 차례 만났고 통화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의 질의에도 박 장관은 같은 자세를 고수했다. 조수진 의원이 "인사안 제청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한 것이냐"고 질의하자 박 장관은 조 의원을 수 초간 응시하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 대통령에게 인사안이 보고된 시점, 보고 당시 배석한 인사 등과 관련 조 의원이 계속 집중추궁했음에도 박 장관은 "인사에 관한 소상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에둘렀다. 

    조 의원은 "이러니 의혹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모르쇠' 답변이 이어지자 야권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법무부장관의 답변 태도에 대해 엄중히 질책해달라"고 항의했다.

    "오만방자한 박범계, 추미애 버전 투"

    김 의원은 "'민정수석 패싱'이냐 '대통령 패싱'이냐, 이 부분이 국민적 관심인데 법무부장관이라는 사람이 '말할 수 없다'로 일관하고 있다. 그럼 국회 회의를 왜 하는 것이냐"며 "국민들에 대해 오만하기 짝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정수석이 패싱됐다고 하면 직보했다는 것이고, 아니면 '농단'을 해서 다른 수석을 통해서 했다는 건데, 이건 '국정농단'이다. 여기에 대해 답을 달라는 것인데 오만하기 짝이 없이 답변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하는 의원에 대해 대꾸나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박 장관의 답변 태도에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옹호하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가 박 장관 대변인이냐"고 비꼬았다. 

    유 의원은 "지난해 법사위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동문서답식 답변을 하거나 질의에 아예 답변을 안 하는 등 태도에 질타가 많았고 국민적 비난이 많았는데, 박 장관은 추미애 '버전 투(version 2)'"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박범계 옹호… "태도에 문제 없어"

    민주당은 박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주말부터 신 수석 문제로 언론이 시끄러웠던 것 같다"며 "인사와 관련한 여러 가지를 소상히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박 장관을 비호했다.

    윤 위원장도 국민의힘의 항의에 "지금까지의 질문이 보도 등을 근거로 해서 불확실한 질문을 하니까 답변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정확하게 질문하면 정확하게 답변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검찰 고위직 간부 인사를 두고 박 장관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신 수석은 이날 사의표명 후 닷새 만에 복귀했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