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죽음으로 몰아" "공수처 출범해 검찰개혁"… 野 "고인에 명복, 의혹은 밝혀야"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 당대표실 부실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 당대표실 부실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 관련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이모(54)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이 숨진 가운데, 4일 민주당에서는 이를 검찰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야당은 조의를 표하면서도 민주당과 검찰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옵티머스 관련 의혹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검찰이 죽을 지경으로 몰아"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검찰이 지금까지 어떤 수사를 어떻게 했기에 사람이 죽은 결과가 나오느냐"며 "한두 번이 아니지 않나. 검찰의 행태를 모르나. 왜 사람을 죽을 지경으로 몰아넣느냐"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검찰이 하는 행태는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이낙연 대표의 이 부실장까지 똑같은 형태로 흐르고 있다"며 "이낙연 대표를 그냥 죽이겠다는 쪽으로 나가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이 사건을 놓고 검찰에서는 사람을 어떻게 죽게 만드느냐. 이 변화는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 부실장 사망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윤석열 검찰'을 향해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오랜 세월 검찰개혁은 저항으로 좌절했지만 더는 좌절할 수 없다"며 "기필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출범시켜 검찰에 대한 최소한의 민주적 통제를 제도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자신의 최측근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침묵했다.

    염태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요즘 검찰의 무소불위, 안면몰수, 자의적 검찰권 남용이 너무 무섭다"며 "민주적 통제에 의하지 않은 이러한 검찰의 최근 여러 가지 모습을 보면서 검찰개혁이 얼마나 소중하고 시급한 일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요즘"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 부실장 사망 소식에 비통한 분위기다. 당대표비서실장인 오영훈 의원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고인은 9월부터 당대표실 부실장으로 일했고, 서울중앙지검의 소환조사에 성실히 임해왔다"며 "고인은 지난 2일 소환조사 도중 저녁식사를 위한 휴식기간에 부인에게 마지막 전화를 하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그러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전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부실장 사망 소식에) 당 전체 분위기가 조금 어둡다"며 "(이 부실장은) 이 대표를 오랫동안 모셔왔던 측근 인물 중 한 명이다. 대표를 모셨던 참모 중 한 분이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면 당 분위기가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野 "검찰 탓? 옵티머스 사건 지휘한 이성윤 탓"

    이처럼 민주당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이 부실장 사망 사건의 원인이라는 비판과 함께 검찰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거세지자, 야당에서는 친여 성향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옵티머스 관련 수사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이 지검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대응하고 나섰다. 

    검사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권 일각에서 '검찰 책임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 사건은 이성윤 지검장이 지휘하는 것이니 이성윤 검찰이 잘못한 것"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이 사건 지휘도 못하게 막아놨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사건과 관련해 조의를 표하면서도 민주당과 검찰이 옵티머스 관련 의혹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당사자인 민주당과 검찰은 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이 대표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옵티머스 펀드 관련 수사 중 불의한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해 경위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이낙연-옵티머스 연결고리 수사 난항

    이 부실장은 지난달 말 5000억원대 펀드사기를 벌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금 세탁소' 역할을 한 트러스트올로부터 지난 2~5월 이 대표의 종로선거사무실에 복합기 설치 관련 대여료 76만원을 대납받은 혐의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검찰은 또 이 부실장이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이 대표가 서울 종로구에 선거사무소를 차리기 전 사용한 여의도 사무실 보증금을 받았다는 옵티머스 로비스트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실장이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에서 오후 6시30분까지 조사받은 뒤 저녁식사 후 조사를 재개하기로 했으나 실종됐고, 3일 오후 9시15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후생관의 예식장 쪽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대표와 옵티머스 간에 연결고리를 찾던 검찰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