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교육감 '5·18 온라인교육' 공문… SNS 사진 교체, 피켓 만들기 인증샷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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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일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SNS 프로필 사진을 5·18 관련 사진으로 바꾸자며 해당 사진을 첨부했다. ⓒ독자 제공
경기도교육청에서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도내 모든 중·고교에 '5·18 사진으로 SNS(소셜네트워크) 프로필 바꾸기' '<임을 위한 행진곡> 함께 부르기' 등의 교육지침이 담긴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이를 두고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교육당국이 학생들의 학습권과 자율성을 침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학교의 정치중립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반발했다.특히 그동안 여야에서 정치적 논란이 컸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을 전체 학생들에게 지침으로 내린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5·18 기념 방 탈출 게임' '5·18 피켓 창문 게시 인증샷'…황당한 지침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3일 광주광역시교육청의 협조요청으로 도내 1118곳 중·고교에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해서 학교에서 교육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이재정 경기교육감 명의로 발송했다.해당 공문 붙임문서에는 ▲5‧18 40주년 기념 방 탈출 게임 ▲온라인을 통한 <임을 위한 행진곡> 함께 부르기 ▲5·18 관련 피켓을 집 베란다 창문 등에 게시해 인증샷 전송하기 ▲'40년을 밝혀온 5·18 저항의 역사' 문구가 담긴 사진으로 SNS 프로필 바꾸기 등의 5·18 관련 온라인 교육 지침 내용이 담겼다.이 가운데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5·18 방 탈출 게임'은 3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교실이나 집, 야외에서 진행 가능한 미로 탈출과 그림일기 등으로 정답을 맞춰나가는 게임이다. 정답을 맞추는 과정에서 5·18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는데, 게임을 통해 5·18을 상기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
- ▲ 경기교육청이 지난 13일 도내 중·고등학교에 보낸 5·18 관련 온라인 교육 지침에는 '5·18 기념 방탈출 게임' 등의 프로그램이 담겼다. ⓒ오일팔닷컴 홈페이지 캡처
"선생님이면 정치중립적이어야 하지 않냐" 반발본지 확인 결과, 현재 경기도 내 학교에서는 교육청 지침대로 이런 방식의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부천에 위치한 범박고등학교 소속 A교사는 지난 19일 '사회문화' 온라인수업에서 학생들에게 "5·18 40주년을 기념해 5월 동안 'SNS 프로필 사진 바꾸기'에 동참해보자" "자유로운 세상을 위한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시청하자"며 5·18 관련 사진 2장과 <임을 위한 행진곡> 유튜브 링크를 첨부했다.이 수업을 들은 범박고의 한 학생은 본지와 문자대화에서 "선생님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여야 한다"면서 "선생님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관련 있는 것을 수업 때 표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해당 교육 실시한 A교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위에서 공문에 따라 계기교육을 하라고 해서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학생 학습권 침해"… "광주사태 주입식 교육 성급해"이와 관련해 정치권과 교육계에서는 "명백한 주입식 교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국가가 특정 역사관을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주입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유와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역사학과 교수도 본지와 통화에서 "1950년도에 일어난 6·25전쟁에 대해서도 이렇게 교육은 안 한다"면서 "아직 전모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1980년 광주사태에 관해 이렇게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