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민주당 총공세에 태·지 당선인 4일 사과 입장문… 홍준표 "문재인 정권이 지나치게 몰아붙여"
  • ▲ 미래한국당 지성호(왼쪽) 당선인과 미래통합당 태영호(서울 강남갑) 당선인. ⓒ뉴시스
    ▲ 미래한국당 지성호(왼쪽) 당선인과 미래통합당 태영호(서울 강남갑) 당선인. ⓒ뉴시스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태영호(서울 강남갑)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이 결국 4일 동시에 성명을 내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김정은 건재'가 확인된 뒤 두 사람을 향해 총공세를 펼친 결과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과까지 할 일은 아니다" "여권이 가짜뉴스 유포자라며 낙인을 찍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태구민·지성호 같은 날 성명 내고 사과 

    태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정은 등장 이후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태 당선인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지 당선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며칠간 곰곰이 제 자신을 돌이켜봤다"며 "제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꼈다. 앞으로 공인으로서 신중히 처신하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이 제대로 걷지 못해는 상태"라고 말한 바 있으며, 지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2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은이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이 보도되면서 그를 둘러싼 신변이상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후 청와대와 여당은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한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을 향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 공세를 펼쳤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일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깨끗하게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서울 구로을) 당선인도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며 "의원으로 활동하면 1급 정보들을 취급할 텐데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다시는 자신의 바람을 허위 정보와 섞어 사실인 양 언론에 퍼뜨리지도 마시기 바란다"고 요구한 데 이어 "통합당 지도부에도 요구한다. 여러분이 진정한 보수정당이라면 이번 일을 경고 삼아 두 의원을 '국방위'와 '정보위'로부터 배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홍준표 "文정권이 지나치게 몰아세워"

    반면, 통합당 등 야권에서는 "이들을 너무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태영호·지성호 탈북 국회의원 당선자들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사태에 대해 충분히 그런 예측을 할 수도 있다"면서 "그걸 두고 문재인 정권이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대북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도 처음에는 당황했고, 미국조차 갈팡질팡 하지 않았느냐"며 "암흑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상식적인 추론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만 하시라"고 촉구했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두 당선인이 나름대로 자신들이 믿을 수 있는 정보와 근거를 갖고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그것을 과신하며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태도를 지적할 수는 있지만, 답이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가짜뉴스 유포자라고 왜 낙인을 찍는지 그 의도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