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심장외과 전문팀 극비리 北 파견… 김정은 걷는 모습, 원산서 포착됐다면 왜 공개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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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해 외부세계의 그 누구도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없다. 그건 북한의 최고 기밀이다. 내 주장의 핵심은 ‘한국도 김정은의 리더십 부재로 인한 혼란에 대응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긴급대응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 ▲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을 24일 마포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상윤 기자.
서울 마포구 소재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사무실에서 만난 장성민 포럼 이사장은 김정은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한반도 주변에서 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장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위기관리에 태만함을 보인 탓에 김정은 관련 정보가 내게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고위층에게 김정은 회복 불가능 소식 들었다”
장 이사장은 23일 “중국 고위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며 “김정은이 ‘코마(Coma, 신체가 반응하지 않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며, 사실상 회복 불가능하다고 평양 고위층이 결론내렸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장 이사장은 이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해당 정보와 관련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23일 중국 베이징 시간으로 오전 9시10분 전화가 왔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부재에도 한국 정부가 아무런 생각 없는 듯해 답답하다며 관련 정보를 전했다"는 것이다.중국은 북한의 요청을 받고 극비리에 의료진을 북한으로 보냈다고 장 이사장은 전했다. “일각의 주장과 달리 심장외과 전문의들”이라고 장 이사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팀이라고 했으니 대여섯 명쯤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관련 정보를 전한 인물이 중국 어느 기관 소속인지 물었지만 장 이사장은 “공산당 고위관계자라는 것 외에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대신 그는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중국·일본·미국의 고위관계자들과 지금까지 친분을 이어온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진 속 인물 중에는 현직 장관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의 '김정은 위중설'을 “부정확하다”고 지적하고, 미국·일본 정보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국내 언론이 “김정은은 건재하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장 이사장은 자신의 정보가 더 정확하다고 확신했다. 미국과 중국이 가진 정보수집 수단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했다. -
“중국 의료진, 여전히 김정은 치료…미국보다 정보 정확”
- ▲ 장성민 이사장은 "김정은의 건강 상태는 누구도 명확히 모른다"면서도 "중국은 의료진을 보내 놓은 상태라 좀 더 깊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윤 기자.
장 이사장은 “나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봤다”면서 “먼저 사람들은 트럼프의 대화 방식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모든 말은 자기 처지에서 자기 이익을 위해 내놓는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는 자신에게 유리한 발언을 더욱 많이 한다는 지적이다."미국 언론들은 이런 트럼프를 매우 싫어한다. 트럼프는 언론을 향해 ‘가짜뉴스’를 외친다. 언론들은 그런 트럼프를 더욱 싫어한다.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과 대립하는 트럼프를 불신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소식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가 CNN을 향해 ‘마타도어(흑색선전)’를 한 것'이다"고 장 이사장은 설명했다.
장 이사장은 “북한정보 수집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확도 차이는 수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잘 알려졌다시피 정찰기와 첩보위성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파악한다. 광범위한 정보수집 역량은 세계 최고다. 하지만 인간첩보(HUMINT) 수단이 없는 북한과 관련해서는 영상과 신호만으로 정보를 수집해 한계가 있다. 게다가 미국 정보기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북한 관련 기밀을 공개할까 우려한다'고 장 이사장은 주장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현재 김정은의 상황을 정확히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에는 지금 김정은을 치료하는 의료진이 있다. 장 이사장은 “북한으로 간 중국 의료진은 아직 치료 중이고, 북한 지도부도 포기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김정은 사망 소식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즉, 중국은 김정은의 몸 속 혈관을 들여다보며 북한의 최고 기밀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장 이사장의 장담이었다.
“김정은이 멀쩡? ‘시네마 폴리티카’인 북한이 왜 그걸 공개 안 하나?”
“김정은이 지난주부터 원산에 체류했고, 15~20일 사이 주변의 도움 없이 걷는 모습도 포착됐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과 관련해 장 이사장은 웃으며 “그렇다면 왜 북한은 그 후로 사흘이 지나도록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하지 않느냐. 또한 '38노스' 등이 활용하는 상업용 위성도 그 장면을 포착했을 텐데, 왜 아직 공개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21일 심근경색이 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이사장은 “김정은이 모습을 안 드러낸 지 13일이 지났다. 소위 ‘극장국가(Cinema Politica)’인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이상한 점”이라며 “지금 김정은의 상태를 확인할 중요한 수단은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극장국가’란 지도자가 마치 영화 주인공처럼 모든 것을 기획하고 꾸며서 행동하고, 이를 통해 국민을 선전·선동하는 체제라고 장 이사장은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무슨 영화 하나 보고 탈원전정책 펼쳤지 않으냐”고 장 이사장은 농담을 던졌다. -
장 이사장은 “극장국가에서 주인공인 지도자가 안 보이면 국민이 갈수록 불안해 한다. 심하면 체제의 신뢰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김정은이 체제 불안을 야기할 정도의 긴 공백을 감수하면서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그에게 그럴 만한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 ▲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평소보다 얼굴이 많이 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4년 10월 김정은이 40일 만에 목발을 짚고 모습을 드러낸 것도 완쾌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이런 ‘극장국가’ 체제상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는 게 장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종양이나 간단한 수술이 필요한 질환 때문에 치료받았다면 김정은은 이미 모습을 드러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말 김정은 죽는다면 후계자는 ‘백두혈통’ 중에서…여왕 탄생도 가능
“김정은의 건강이 정상이라면, 무엇보다 건강이상설이 나온 뒤 외신에서 김평일이니 김여정이니 하며 자신의 후계자를 운운하는 모습을 가장 참기 어려울 것”이라고 장 이사장은 지적했다. 과거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도 사실은 외신들이 ‘김정은의 대체재’라 부추긴 결과라는 것이다.“김정은의 실권(失權)을 기정사실로 하고, 김여정·김평일을 후계자로 지목하는 것은 북한체제를 향한 공격이자 자신을 모욕하는 행위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장 이사장은 밀했다.
김정은이 정말 사망한다면 후계자는 누가 될까. 장 이사장은 “서방세계에서는 자유민주주의적 사고방식으로 북한을 판단하려는 시각이 많은데, 그 기준대로 보면 북한은 존립불가 국가”라며 “북한의 후계구도는 내부 시각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시작과 끝은 백두혈통”이라고 단언했다.“북한은 빨치산의 항일운동을 가장 중요시하며, 반외세 자주적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하는 체제다. 여기에 주체사상 국가를 건설했기 때문에 그 세 가지에서 벗어나는 사람이나 세력이 북한을 통치한다는 것은 건국이념을 사실상 폐기하고, 존립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하기 어렵다”고 장 이사장은 역설했다. 결국 김정철과 김여정이 남는데, 장 이사장은 김여정이 더 가능성이 크다고 장담했다.장 이사장은 “일각에서는 나이가 어리고 여자라고 우습게 보기도 하는데, 북한은 왕조국가다. 조선 헌종이 여덟 살 나이에 즉위한 사실을 떠올려 보라”며 “북한은 ‘올포원(All for One)’, 즉 수령을 위해 모든 국민이 희생하는 체제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김여정은 빨치산 후손들이 주축인 북한 고위층의 보위를 받아 아주 강력한 여왕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봤다. -
"중국 속내는 한국을 친중국가로 만드는 것”
- ▲ 장성민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도 김정은의 리더십 부재로 인한 위기에 대응할 방안을 하루 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윤 기자.
장 이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김정은의 생사 여부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그 후에 일어날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됐느냐”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의 한반도전략을 설명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지금 저렇게 태평하게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북한과 혈맹인 중국은 어느 순간 북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한국이 한반도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인정했다고 장 이사장은 주장했다. 이에 따라 북한보다 한국을 대상으로 한 영향력을 강화하려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침투한다는 것이다. 한국을 친중국가로 만들어야 남북통일 이후에도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깔렸다고 한다. 주한미군을 몰아내는 것은 한반도를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는 기점으로 본다.
“한국 주도로 남북이 통일된 뒤 주한미군이 압록강까지 올라오는 것을 중국은 가장 두려워 한다”고 장 이사장은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의도를 알고 있다고 한다. 사드(THAAD) 배치, 주한미군의 캠프 험프리 이동 등이 이런 전략에 따른 포석이라는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비, 한미동맹으로 난관 극복해야”
최근 폭스뉴스가 “미국은 김정은 유고에 대비해 다양한 긴급대응계획을 만들어놓고 있으며. 북한에서 인도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중국의 도움을 받아 막는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장 이사장은 “굉장히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토로했다.
장 이사장은 “김정은의 생사를 막론하고, 리더십 부재와 이로 인한 혼란을 막으려 미국과 중국은 지금 매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김정은 유고라는 ‘힘의 공백’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간 우발적 충돌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나라가 한국임에도 문재인 정부는 곧 닥칠 난관을 극복하려는 태도가 안 보인다는 비판이다.
“김정은의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거나 자칫 사망할 경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장 이사장은 “이를 위해 중국·미국·일본 등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 서로 가진 비상대응계획을 공유하고, 그 중 서로 충돌할 부분을 찾아 수정하는 외교전을 벌여야 할 상황임에도 청와대를 보면 ‘룸펜(룸펜 프롤레타리아트, 일할 뜻조차 없는 빈민 계층)’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 같아 잠이 안 온다”고 한탄했다.
장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자칫 중국의 동북4성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미·일 동맹을 이끌고 북쪽으로 올라갈 뜻이나 능력이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한국의 부국강병을 가능하게 한 한미동맹을 기초로, 한·미·일이 삼각동맹체제를 이뤄 북한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