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말고 사회경험 전무" 적절성 논란… 경력 23년 유영하 변호사는 탈락
  •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5번을 부여받은 김정현(32) 변호사가 지난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모습.(오른쪽) 왼쪽은 해당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연덕 건국대 로스쿨 교수. ⓒ정교수지식채널 캡처
    ▲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5번을 부여받은 김정현(32) 변호사가 지난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모습.(오른쪽) 왼쪽은 해당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연덕 건국대 로스쿨 교수. ⓒ정교수지식채널 캡처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지 만 1년도 되지 않은 신참 변호사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최상위 순번을 받아 법조계에서 논란이 일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6일 법률사무소 공정의 김정현(32) 변호사를 확실한 당선권인 비례 5번에 배치했다. 미래한국당이 최대 17~20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김 변호사는 이 같은 사실을 발표 30분 전에 듣고는 주변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17일 보도했다. 김 변호사의 소속 로펌 대표도, 그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동기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해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가 주변에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의 한 서울대 로스쿨 동기 변호사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동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 통합당의 영입인재 1호인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29) 테니스 코치는 아예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에서 빠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도 탈락했다. 사법연수원 24기인 유 변호사는 1997년 창원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조인 경력이 올해로 23년이다. 

    당초 1번으로 거론되던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당선권 밖인 21번에 배정됐다. 북한인권운동가인 지성호 나우 대표도 예비명단 4번에 이름을 올렸다.

    학력은 화려, 소개는 동아리 회장  

    김 변호사는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 서울대 경영학과를 거쳐 2017년 서울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변호사시험은 세 번 만인 지난해 4월 합격했다. 이제 막 수습 기간이 끝난 서초동 소형 로펌의 신참 변호사다. 문제는 김 변호사의 학력 이외의 경력은 전혀 알려진 게 없다는 점이다. 미래한국당은 공천 명단을 발표하며 김 변호사를 '카이스트 리더십 동아리 회장'이라고만 소개했다. 

     
    인터넷엔 김 변호사가 지난해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서울대 로스쿨 합격기를 전한 영상 정도만 찾아볼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스펙과 성적이 서울대 로스쿨에 합격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자소서를 잘 써서 합격할 수 있었다"는 합격 방법을 전했다. 인터뷰에서 공부 방법 이외의 다른 내용은 없다. 
      
    검사 출신인 임무영(57) 변호사는 "김 변호사는 학력 이외에 아무런 사회적 경험도 없는 청년 같다"며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커리어를 가진 또래 여성 변호사도 많을 텐데 왜 하필 이 사람이 뽑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김 변호사가 명문대를 졸업한 것 이외에 어떤 인생을 살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고스펙 청년이 정치에 잘 안 오는데 김 변호사가 지원해 운 좋게 뽑힌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개월 경력, 공정거래 사건 변호 

    김 변호사가 소속된 법률사무소 공정은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인 황보윤(57) 변호사가 대표를 맡은 서초동의 소형 로펌이다. 주로 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관련 법률 분쟁을 다룬다. 김 변호사가 지난해부터 맡은 사건들도 용역계약 과정에서 피해를 보거나 돈을 떼인 중소 벤처기업과 소형 건설업체들의 사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