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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부산에서 열린 현장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차담하며 아세안 10개국 커피를 국내 전문 바리스타가 블렌딩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 후임에 대한 검증작업이 조만간 현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검증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 선출직이자 법조인 출신인 추미애·박범계·전해철 의원 중 한 명을 기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 정부 집권 초 시도했던 야권인사 영입, 이른바 '탕평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장관 인선에 대해 "현재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정말 쉽지 않다. 정말 훌륭하신 많은 분께서 고사했다"고 말했다. 인물난의 핵심은 높은 검증 문턱이다. 조 전 장관 후임이라는 주목도에 총선을 앞둔 시기여서 더욱 높은 도덕적 잣대가 요구될 전망이다.
다만 친문 성향인 추미애·박범계 의원 두 사람 모두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힌 터여서 결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또 누가 되더라도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가졌던 검찰개혁의 상징성을 뛰어넘기 힘들다는 난관도 있다. 코드 인사 자체도 어렵지만, 야권 인사는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文, 취임식 땐 "지지 여부 상관없이 유능 인재 삼고초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탕평인사'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2017년 경기도 수원 유세에서 "정조대왕은 대탕평정치를 했다. 저도 부패 기득권에 반대하는 모든 분과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실장은 간담회에서 "전·현직 야당 의원들에게 입각부터 다양한 제안을 해왔다. 앞으로도 탕평인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언급해 '야권 입각설'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야당 인사 7명 안팎에게 입각을 제안했으나 모두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11일 국회에서 "노 실장의 언급은 탕평을 위해 이제껏 노력했다는 뜻이지, 앞으로의 개각에서 (야당에 입각 제안을) 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일축했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 개각에서 야당 인사에게 입각을 제의하기는 어려운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신환 "탕평 불발? 애초부터 번지수 잘못 찾아"
청와대는 앞으로도 탕평인사를 해나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실질적인 전망은 어둡자 야권의 반발은 거세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할 의사가 있었다면 개별 의원들에게 입각을 제안할 일이 아니라 연립정부 구성 등 당 대 당 차원의 협의를 진행했어야 한다"면서 "개각을 앞둔 문 대통령의 탕평인사와 협치 의지를 밝히기 위한 제스처로 보이지만, 이 또한 애초부터 번지수를 잘못 찾은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정당 간 협의가 없는 상황에서 개별 의원들에 대한 섣부른 입각 제안은 정치공작이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어설픈 행동"이라며 "자신의 잘못은 슬그머니 덮으면서 야당 탓만 하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소통과 협치 제안은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거취'도 촉각… 장관들, 총선 출마 질문에 '손사래'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 또는 세종에 출마하거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차기 총리 자리에는 원혜영(5선)·김진표(4선) 의원 등 여당 다선 의원이 거론된다.
아울러 현역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추가적인 내각 인사 출마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사청문 과정을 감안하면,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내년 1월16일)으로부터 한 달 전에는 후보자 지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일단 말을 아끼며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김현미 장관은 12일 부산에서 열린 현장국무회의에서 총선 출마 관련 질문을 받자 웃음을 지으며 "총선 관련해서는 들은 게 별도로 없다"고 말했다. 유은혜 장관 역시 같은 질문에 웃음을 지으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총선 출마와 관련 "당에서 이야기가 있겠죠"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구로을 지역구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에게 넘겨준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도 "나는 아는 게 정말 단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