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마다 '감초'처럼 끼더니 '조국'에 대해선 침묵… 네티즌들 "배신감 느낀다"
  •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방송인 김제동씨. ⓒ뉴데일리DB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방송인 김제동씨. ⓒ뉴데일리DB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자녀, 동생, 일가친척의 비리·불법 의혹이 양파껍질처럼 벗겨진다. 그러나 소위 ‘좌파 지식인’들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정치·사회·외교 등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다양하고 강력한 의견을 내놓던 이들이다.   

    "일본제품 불매=합헌"이라던 유시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침묵’이 대표적이다. 유 이사장은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각종 현안에 빠지지 않고 끼어들었다. 보수우파 관련 이슈일 경우 그의 칼날은 더욱 예리해져 소소한 부분까지 파고들었다. 

    지난 5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의 일환으로 광주를 방문했을 때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과 외교갈등 국면에서는 아베에 대해 "갑질 사장"이라는 표현을 썼다. 반일감정 자극도 서슴지 않았다. "일본제품 불매행위로 (감정을) 표출시키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헌적인 일"이라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유 이사장은 그러나 조 후보자 관련 논란에는 입을 다물었다. 

    "최순실을 촛불로 처벌하자" 했던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 씨도 ‘예외적 침묵’으로 일관한다. 자천타천 ‘소셜테이너’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씨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그는 거친 입담을 자랑했다. 그의 발언은 자극적이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촛불집회에 나타나서는 "탄핵이 부결되면 나부터 국회 담장을 넘겠다" "최순실이 정부 예산을 갈취했으니 촛불로 처벌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공영방송 KBS의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통해서도 ‘공영’을 무색하게 하는 편향적 정치 소신을 밝혀왔다. 

    김씨 역시 조 후보자 관련 논란에는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정유라 비판하던 김어준, '조국 딸'은 적극 비호

    과거 정유라 입시부정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연일 매서운 비판을 쏟아냈던 시사평론가 김어준 씨는 비슷한 의혹에 직면한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감싸고 도는 발언으로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네티즌들은 "요즘 김어준이 조국을 비호하는 수준을 보면 자칭타칭 문빠였던 나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조국 후보, 인생 전체가 꼼수이신데, 김어준이랑 듀엣 방송하시면 대박날 것 같다" "김어준은 사비로 개인이 장학금 준 게 무엇이 그렇게 잘못되었느냐고 한다. 조국의 말을 인용하자면 정말 개탄스럽다" 같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 ‘좌파 지식인’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우파 정치인에게 뭐만 나오면 그렇게 돌팔매질을 하던 좌파 지식인 유시민·김제동 씨는 어디서 (조 후보자의 논란에 대해) 침묵하는지 지금 모두 조용하다"고 비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조 후보자에 대한 침묵은) 좌파들의 이중 잣대가 그대로 나오는 것이다.  이들은 침묵하는 것이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시민들 “괘씸하다, 배신감 느낀다”

    좌파 지식인들에 대한 비판은 정치권을 넘어 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됐다.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주모(56) 씨는 "전 정권에서는 사건마다 비난을 쏟아내더니 정권이 바뀌고 자기 식구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아무 말도 없는 게 괘씸하다"고 말했다. 김모(36) 씨는 "평소 조국과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자기 편이라고 한마디도 안 하는 걸 보면서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민심이 조 후보자와 그의 일가 관련 의혹으로 끓어 오르는데 ‘방관’과 ‘외면’으로 일관하는 우리 사회의 ‘좌파 지식인들’. 비판은 ‘편’을 가리지 않을 때 인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