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자리 볼모 '일괄 타결' 기대… 野 '北 목선 국정조사·국방장관 해임안' 요구에 '몸살'
  •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해찬 대표. ⓒ박성원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해찬 대표.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 처리를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선택하는 최종 결정을 계속 미뤄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눈치를 살피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8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활동 기한을 연장하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두 특위 위원장을 한 자리씩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4일 의원총회 직후 “(원내지도부가) 다음주 초 (특위 위원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야 4당 공조체제 유지를 위한 '정개특위 선택'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15일까지도 발표는 차일피일 연기됐다. 

    현재 민주당이 꺼낼 수 있는 협상 카드는 사실상 ‘특위 위원장 임명’ 밖에 없다. 당장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급하지만, 북한 목선 국정조사,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경제원탁토론회 등 야당이 요구한 주요 난관에 직면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위원장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야당이 추경 등을 대하는 태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일괄타결을 위해 정개특위 위원장을 포함한 특위 위원장을 볼모로 삼아 미룬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복잡한 당의 속내를 털어놨다. 강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실제 국회가 굉장히 여러 가지 사항이 맞물려 있는데 사실 추경 문제도 얽혀 있고, 이 과정이 여러 가지 특위 관련된 위원장 문제들이 같이 선임돼야 된다"며 "그래서 물론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빨리 정개특위 정해서 빨리 하지' 이런 것들도 있지만 그런 종합적인 사항이 있고 아마 곧 결론은 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당내 정개특위 위원장 후보도 '가뭄'

    민주당 내에서 새 정개특위 위원장감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발표가 미뤄지는 이유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4선의 원혜영 의원에게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지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홍영표ㆍ김상희ㆍ이상민ㆍ박병석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회동하고 합의를 시도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19일 하루만 열자는 의견이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해 18일과 19일 이틀간 열자며 맞섰다. 국회법상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본회의를 이틀 열자고 주장한다. 

    오신환 "與, 도대체 제정신인가 이해 못해"

    오 원내대표는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로) 약속된 18일 본회의를 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해 동의하지 않는 집권여당이 도대체 제정신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정 장관 해임건의안이 표결되는 것을 매우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며 “결국 본희의 일정을 이틀간으로 못 잡겠다는 것 때문에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례가 없는 (정 장관) 해임건의안과 (북한 목선사태의)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의도는 명백하게 정쟁”이라며 “정쟁을 위한 의사일정에 동의할 수 없고, 민생과 추경을 위한 일정으로 일관해 나가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문희상 의장은 ‘18일과 19일 본회의를 열고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마지막 안건으로 하자’는 중재안을 내놨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달까지 이어져온 임시국회가 본회의도 열리지 않고 끝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나 원내대표는 ‘일정 합의가 안 되면 남은 기간 본회의를 안 열 수도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