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 '유진박 매니저' 7억대 사기·횡령 혐의로 고발
-
국내 최초로 일렉트릭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여 음악계에 큰 화제를 모았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44).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칭송 받으며 한때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던 그가 측근의 금품 착취로 또다시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두 번째로 유진박의 금품에 손을 댄 인물은 놀랍게도 유진박과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매니저 김OO(59) 씨였다. 그는 90년대 유진박이 전성기를 누릴 때 함께 손발을 맞췄던 인물로, 유진박이 소속사 측으로부터 감금·구타 등의 피해를 당한 뒤 다시 만나 지금까지 유진박의 연주 활동을 돕는 매니저로 지내왔다.
10년 전 방송 인터뷰를 보면 유진박은 "지금은 원하는 연주를 마음껏 할 수 있고, 저를 사랑해주는 팬과 저를 이해해주는 매니저(김OO)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가 작성한 고발장에 따르면 김씨는 유진박 명의로 2억원가량 사채를 빌려 쓰고, 유진박의 부동산 매매 대금을 임의로 사용하는 등 7억원 이상의 금전적 피해를 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유진박이 '믿었던 지인'에게 발등을 찍혀 애써 모은 돈을 탕진하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김씨, '스포츠 토토' 하면서 사채 빚 생겨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 관계자는 1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MBC 스페셜' 제작진으로부터 대부분의 자료를 넘겨 받아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선 김씨가 유진박의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팔아치워 시세 대비 차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고 전했으나, 김씨가 유진박의 부동산을 임의로 매도해 매매대금을 착복한 혐의가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증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이 부분은 일단 혐의 내용에서 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가 '스포츠 토토'를 하면서 사채 빚을 졌다는 얘기에 대해선 "우리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얘기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현재 유진박은 다른 지인분들이 돌봐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출연료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정산을 더 해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액수를 특정할 수 없고,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피해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 "유진박 통장으로 들어오는 돈, 함께 썼다"
한편 김씨는 이날 KBS와의 통화에서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게 맞다"면서 "유진박을 1년 중 하루도 쉬지 않고 돌보고 있었고, 유진박 통장으로 들어오는 돈을 함께 썼다"고 횡령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유진박을 돌보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도 스트레스가 심해 스포츠 관련 배팅에 손을 댄 것도 맞다"며 스포츠 토토를 하면서 빚을 졌다는 의혹도 사실이라고 실토했다.
다만 그는 "유진박과 나는 경제공동체"라며 "함께 살고 있었고, 조울증을 앓는 유진박이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데 미숙해 내 월급과 아파트 월세 등을 유진박 통장에서 찾아썼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