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철군 이어 아프가니스탄 병력 대폭 감축...새 국방장관, 주한 미군에도 영향 가능성
  • ▲ 제임스 매티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임스 매티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IS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면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병사들의 가족에게 소식을 알리는 일은 매우 슬펐다. 이제 우리의 군대가 돌아올 때가 됐다”고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원 철수를 발표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 날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 작업을 30일 내에 완료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오랫동안 시리아로부터 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얻는 것은 없고 소중한 생명을 잃기만 한다”면서 “우리가 해주는 일에 대해 감사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위해 막대한 돈을 써가며 미국이 중동의 경찰관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해 자신이 철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시리아에는 2천명 정도 규모의 미 지상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전투원이 아닌 현지에서 IS와 맞서는 반군조직인 ‘시리아민주군(SDF)' 병력을 훈련시키고 현지 안정화 작업을 돕는 특수부대원이라고 ’미국의 소리‘방송은 설명했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은 미국 대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시리아 내전에 개입돼 있는 러시아는 적극 환영 의사를 드러낸 반면 역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이란의 영향력을 경계하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미국의 소리’방송은 전했다. 

    매티스의 반발과 사의 표명

    미국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에 강력히 반대한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를 확인하며 조만간 새 국방장관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CNN'등 미국 언론들은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당신(대통령)은 의견이 더 잘 맞는 국방장관을 둘 권리가 있다”며 “내가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며 내년 2월 28일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일본 ‘교도통신’은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매티스 장관의 사임에 따라 미국의 단독 행동주의가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으며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외신들은 매티스 장관의 사임은 미국 내에서 보다 해외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베르트 뢰트겐 독일 외교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매티스가 사라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직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이제 트럼프를 견제할 사람이 없고 이것은 다가오는 새해에 위험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국방부 차관을 지냈던 자유한국당의 백승주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의 후임으로 아무래도 반기를 안 들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트럼프의 변화무쌍함을 견제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짐을 의미한다”며 “국방장관의 영향력이 아무래도 줄어들겠고 불확실성은 증대될 것”이라며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북한이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핵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매티스의 사퇴 소식이 한반도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액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해 온 미국측 입장으로 분담금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장에서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매티스 장관의 퇴진은 우리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분석이다. 

    한국국방연구원의 권보람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매티스의 사임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국민대학교의 박휘락 교수 또한 미국 군사전문지 ‘성조기’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미군을 신속하게 철수하기로 한 결정은 한미 동맹에 불안감을 드리웠다”면서 “국방장관을 포함한 대통령의 참모들의 뜻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했다. 
  • ▲ 아프가니스탄의 미 해병대원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프가니스탄의 미 해병대원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리아에 이어 아프가니스탄...다음은 한국?

    이 같은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도 대폭 감축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더 구체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등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략 1만4000명 정도 규모의 병력을 절반 수준인 7000명 정도로 감축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방송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원했지만 매티스 국방장관을 비롯한 몇몇 참모들이 만류했었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의 사임으로 인해 트럼프 정부가 현재 2만8500명 정도 규모의 주한 미군에 어떤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지는 실제로 트럼프와 성향이 맞는 국방장관 하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는 이상 일본, 한국, 나토 회원국들 및 다른 우방국들로부터 미군 철수를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