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 "정권의 레임덕" 비판 쏟아져… 이재명 부인에게 쏠린 시선 '분산 효과'
  •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2018 국회 철도정책세미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데일리 DB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2018 국회 철도정책세미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데일리 DB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 논란과 관련해 당 안팎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야당은 이번 사태를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비문 내분 정도로 여겨왔으나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채용비리 의혹'까지 재거론되자 적극 참전하는 모양새다. 야당 인사들은 "막장 드라마", "정권의 레임덕", "전면전 선포" 등의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사는 '문재인 아들 채용비리' 이후 혜경궁 김씨에 쏠렸던 세간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 반면 여당은 지지율 하락 속에 마주한 '이재명 악재'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탈당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이 지사는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이라며 버티고 있다.  

    홍준표 "막장 주인공의 막장 드라마"

    일부 야당 인사들은 이재명 지사의 개인적 위기를 정부여당의 위기로 확대시켰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을 끌고 들어가는 것을 보니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며 "문재인 정권도 박근혜 정권처럼 내분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신호로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경남지사를 할 때 경남FC와 성남FC가 동시에 2부 리그 강등 위기에 처했는데 이재명 성남시장이 과도하게 프로축구연맹을 공격한 일로 구단주 징계 대상에 오른 일이 있었다"며 과거 이재명 지사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그때 나는 이재명 시장과 동병상련하는 입장이었고 법조 후배라 이 시장 편을 들어 프로축구연맹을 같이 비판해줬는데, 이 지사가 징계 심사 때 나를 걸고 넘어져 왜 홍준표는 징계하지 않느냐고 주장한 일이 있었다"며 "여당 지사는 징계하지 않고 야당 시장인 자기만 징계한다고 나를 걸고 넘어지면서 자기 징계를 피하려 한 것이다.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 운운하는 걸 보니 그때 일이 생각난다"고 했다.

    이어 "자기 문제에 부닥치면 이를 피하기 위해 자기를 도와준 사람도 같이 끌고 들어가는 물귀신 작전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 임을 나는 진작부터 알았는데 문 대통령은 아마 이번에 알았을 것"이라며 "막장 주인공의 막장 드라마를 지금 우린 보고 있다"고 비꼬았다.

    하태경 "이재명, 반문 야당선언"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과는 완전히 돌아서 탈당할 준비까지 끝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아들 문제는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건데 여당으로서는 감히 꺼낼 수 없는 문제"라며 "이 지사가 대통령 아들 문제를 언급한 것은 반문(反文) 야당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하 위원은 "대선 때 문준용 특혜 취업 문제를 줄기차게 제기했던 저처럼 이 지사도 야당처럼 대통령과 맞서겠다는 것"이라며 "이간계가 아니라 본인의 결별 선언이다. 이 지사는 탈당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지사가 경찰은 진실이 아니라 권력 편에 섰다고 말할 때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건 예정돼 있었다"며 "이해찬 대표는 그때 이 지사를 출당시켰어야 했다. 이 대표가 여전히 이 지사 편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이 대표도 비문을 넘어 반문 대표를 하려나 보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이재명 스스로 제명으로 몰아가"

    반대로 이재명 지사가 스스로 제명당하도록 몰고 가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재명 지사는 이 문제를 거의 진영 간의 싸움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며 "진보 세력의 분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 의원은 "이 지사가 법조인이니까 여러 가지 검토를 했겠지만, 뜬금없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것을 보면 '나를 제명해 달라'는 도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민주당 친문 일부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탈당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당으로서는 조치를 하는 게 원칙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의 조치가 제명이냐'는 질문에는 "남의 당 이야기에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해석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측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탈당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27일 라디오에서 "죽으나 사나 이재명 지사는 민주 당원이고, 탈당하는 일도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누가 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 지사의 문준용씨 특혜 의혹 거론과 관련해 "변호인 의견서에서 문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 부분만 외부에 유출됐다. 거기에 대한 즉각적인 해명이 필요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다음 날 검찰 출석을 앞두고 나서 이재명 지사와 김혜경 여사의 법률 대리인 나승철 변호사가 여기에 대해서 개인 계정을 통해서 해명 사항을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트위터 사건 관련해서 고발인 측이 이 계정에서 문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고발 내용으로 해서 변호인으로서는 당연히 이것에 대한 의혹을 확인해야 되는 부분"이라며 "그래야만 허위 사실에 대한 명예 훼손 여부를 따질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