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치된 신촌 그랜드·논현 나산·당산 NC 등 대형 백화점… 강훈식 "'매장 공동화' 대책 필요"
  • ▲ (왼쪽) 서울 마포구 신촌로터리 '구 그랜드백화점' 건물과, (오른쪽) 강남구 논현동 '구 나산백화점' 건물. ⓒ강훈식 의원실 제공
    ▲ (왼쪽) 서울 마포구 신촌로터리 '구 그랜드백화점' 건물과, (오른쪽) 강남구 논현동 '구 나산백화점' 건물. ⓒ강훈식 의원실 제공

    서울시 곳곳에는 과거 거대 유통업체들이 대형 건물을 세웠다가 수익성 악화로 버려진 뒤, 마치 '흉물'처럼 남아 있는 곳들이 상당히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24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7개 대형 유통업체 건물이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있음에도, 사실상 황폐화 상태로 있어 지역 상권 전체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신촌로터리 앞에 있는 (구)그랜드백화점 건물은 최초에 '크리스탈백화점'이란 이름이었는데, 건너편에 있는 현대백화점 신촌점이 '그레이스백화점'이었던 시절부터, 신촌의 양대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 1993년 이름이 '그랜드백화점'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영업 부진 상태를 면치 못하다가, 2012년부터 사실상 영업중지 상태였고, 올해 9월에 완전 폐점했다.

    강남구 강남구청역 사거리 바로 앞에 있었던 (구)나산백화점의 경우, 1983년 강남 최초의 백화점인 '영동백화점'으로 시작했고, 1995년 '나산백화점'으로 바뀌며 영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1998년 IMF(외환위기) 때 모 기업이 부도나면서 폐점되고, 2011년 구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오피스빌딩을 건축하기 전까지, 10여 년간 비행청소년의 아지트로 사용되는 등 강남구 논현동의 '골칫거리'로 있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영등포구 'NC당산점' 은 1994년 '2001 아울렛'으로 시작한 곳인데, 지난 2016년 말 폐점한 뒤 아직도 주인 없이 흉물처럼 남아 있고, 강동구 천호동 로데오거리 한복판에 있는 '나비쇼핑몰'도, 1층을 제외하고는 10년 넘게 매장이 텅텅 빈 상태다. 이화여대 앞에 있는 신촌역사도 영화관을 빼고는 건물 1~4층이 모두 빈 채로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이고, 아직도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는 밀리오레나 APM 같은 동대문 의류 상권에도, 찾아오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텅 빈 공간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역 상권 전체의 문제"

    문제는 이들 공간이 단순히 사업자 변경 정도로는 활력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게 강훈식 의원의 주장이다. 해당 사례들은 이미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교통 요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래서 추가적인 교통 대책이 따로 있을 수 없고, 대부분 건축된 지 오래되어 건물이 낡고 불편한 부분이 적지 않으며, 이미 그러한 상태라는 것이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어서 그 평판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강훈식 의원은 "동대문 '거평프레야' (현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같이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인수한 뒤 공격적으로 투자하거나, 아니면 (구)나산백화점처럼 전면 철거 후 새로 건축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이는 상당한 투자 비용과 인허가 문제 등이 걸려 있어 단순히 민간에게 맡겨서는 간단히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며 "또한 단순히 건물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상권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과거부터 지역의 랜드마크였던 탓에, 이들의 폐점 및 공동화는 '그 지역 전체 상권이 죽었다'는 이미지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고, 또한 동대문같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국가적 이미지'까지 실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훈식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우선 핵심 상권의 공동화된 대형 쇼핑몰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후, 문제점을 진단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케이스 by 케이스'로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하면 행정적 지원과 투자자 유치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