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겨레가 투자한 '허핑턴포스트' 인용했는데 한겨레가 '가짜뉴스 공장'으로 지목
  • ▲ 이용희 '에스더기운동' 대표. ⓒ에스더기운동
    ▲ 이용희 '에스더기운동' 대표. ⓒ에스더기운동
    기독교단체인 '에스더기도운동'을 <한겨레신문>이 '가짜뉴스 공장'으로 지목하며 "기독교발 가짜뉴스는 기독교인의 적대와 혐오를 겨냥한 일종의 분노 증폭장치"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해당 단체의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에스더기도운동 측은 "한겨레신문 보도는 악의적이고,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선교단체 에스더와 25명 기독교인 전문가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겨레신문>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언론회도 성명서를 내고 에스더기도운동 측을 옹호하고 나섰다. 기독교계와 <한겨레신문>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확산된 것이다. '진실공방'의 당사자인 에스더기도운동 이용희 대표를 <뉴데일리>가 만났다.

    "한겨레가 투자한 매체 인용했는데 가짜뉴스로 몰아"

    "한겨레신문의 ‘에스더기도운동’ 관련 보도 중에 가짜뉴스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겨레신문이 거짓 왜곡 보도한 내용은 10여 가지에 이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대표는 우선 에스더기도운동은 '가짜뉴스 공장'이 아니라 순수한 선교단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스더기도운동은 개인과 국가의 죄악에 대한 회개 및 금식기도 뿐만 아니라 낙태·동성애 확산 등을 막기 위해 2007년 설립된 기독교 단체"라며 "기독교리에 입각한 동성애 반대 운동 등을 펼치기 위해 뉴스에 난 것을 인용했는데, 한겨레신문이 이를 왜곡 보도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겨레신문>의 구체적 거짓 왜곡 보도 행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한겨레는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 우려'를 가짜뉴스라고 했는데, 이는 에이즈 관련 전문가(의사)가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은 한국일보(2018년 4월 4일자)와 국민일보(2015년 2월 15일자)에도 보도된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한겨레는 '동성애 케이크 제작 거부 미국인 1억6000만원 벌금 폭탄'도 가짜뉴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한겨레가 운영하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사(2014년 10월 2일자)를 인용한 것입니다. 자기 기사를 자기가 부인하는 꼴이 된 것이죠."

    이 대표는 △'에스더가 만들어내 기독교에서 유행한 말이 바로 종북 게이'라는 한겨레 보도와, △'2017년 3·1절(광화문)…에스더를 비롯한 기독교 내 청년 극우활동가들이 메웠다'는 한겨레 보도는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종북 게이'라는 말은 사용하지도 않았습니다. 한겨레가 보도한 '집회' 때 저와 에스더 스텝들, 그리고 회원들은 전원 분당 지구촌교회에서 열린 금식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이외에도 한겨레의 왜곡 보도와 허위사실 보도가 10여 건에 달합니다."

    "그날 우리 회원들은 전원 분당 교회에 있었다"

    이 대표는 한겨레가 보도한 '자금 출처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한겨레신문>은 1일 "에스더기도운동이 2012년 6월 박근혜캠프 외곽조직인 '미래와행복연대'에 '박근혜 당선을 위한 인터넷 사역' 명목으로 1년 운영경비 5억 5000만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2일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에 수십억 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박근혜캠프에 돈을 요청한 것은 사실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래와행복연대’는 박근혜캠프 외곽조직이 아니라 순수한 기독교 단체입니다. ‘미래와행복연대’ 김모 대표는 당시 새누리당 당원이 아니었고 현재도 아닙니다. 박근혜 캠프와 어떤 연결고리도 없습니다. 한겨레가 '대선 사역'을 위해 만들었다는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단어도 일체 없습니다. 선교사 양성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갈수록 팽배해지는 반기독교적인 정서에 맞대응해, 비기독교인이 안티기독교인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었습니다."

    '미래와행복연대’로부터 운영경비를 후원 받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결론부터 말하면 1원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2년 4월 3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사회의 변화에 대한 기독교의 역할 모색’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나꼼수 등 인터넷을 통해 반기독교 정서가 퍼지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선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미래와행복연대' 김모 대표가 관심을 보였고, 기획안을 보내라고 해서 전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대표가 아이디어는 좋지만 재정적으로 여력이 안 된다고 해서 후원은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기독교 정서를 막기 위한 목적"

    이같은 이 대표의 주장은 문제의 기획안이 정치적 목적이 아닌 반기독교 정서를 막기 위한 인터넷 선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기획안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획안에는 '18대 대선 전에 인터넷 선교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대목이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선거 기간에 북한의 사이버 활동이 가장 활발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북한이 대남적화전략을 위해 당시 인터넷 병력을 3000명으로 늘렸기 때문에, 이에 맞대응 할 수 있는 인터넷 선교사들이 곧바로 투입돼야 한다는 요지였지요. 누구를 당선 시켜야 한다는 목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한겨레는 "에스더가 2011년 2월 ‘유티디’(UTD·Until The Day)라는 이름의 비밀 모임을 결성해 ‘대선 사역’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렇게 주장했다. 

    "유티디 홈페이지에 배경과 창설에 대해 소개돼 있습니다. 그런데 비밀 조직이라니요. 그건 음해입니다. 유티디는 미국 교포들이 만든 기독교 단체로 당시 손인식 목사님이 이끌던 조직입니다. 이 단체는 북한 동족의 참담한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통곡기도운동을 펼쳤습니다. 저는 2011년 2월 유티디가 주최하는 ‘북한선교연합 컨퍼런스’에 강사로 참여한 적이 있지만, 에스더가 비밀조직 유티디를 결성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최근 3년간 교류가 전혀 없었습니다."

    '에스더 내부 회의록(2012.12.13.)을 보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우호 여론을 조성하고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데 주력했다'는 내용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이 대표는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안난다"며 "회의록을 봐야 하지만 저희 단체의 기본 원칙은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 대해서 찬성이나 반대를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겨레의 의도적인 표적보도와 명예훼손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법정공방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