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박관용, 김병준씨도 거론… "보수통합 기대감" ↔ "보수분열 단초" 평가 엇갈려
  •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참패를 수습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83)를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재가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지목된 것을 두고 시선이 엇갈렸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외부에서 이회창 전 총재 추천이 들어왔다”며 “당 걱정을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동아일보에 "여러 곳에서 이회창 전 총재를 추천하는 분들이 있어서 다른 후보군들과 함께 논의 중"이라며 "40여 명의 후보군 중 5, 6명을 추린 뒤 당내 논의를 거쳐 다음 주 한 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사실상 창당했던 인물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재가 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보수계 인사들과 두루 친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외부 인사지만, 당내 사정을 살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또 향후 보수통합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상수, 이주영, 심재철, 홍문종, 나경원, 이혜훈, 유승민의 '대부'

    이주영, 심재철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주도한 16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다. 홍문종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청년담당 특별보좌역을 지냈다. 나경원 의원은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의 여성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안상수 위원장 역시 1997년 이 전 총재의 대선 후보 경제특보를 역임했다. 이 전 총재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의 ‘정치적 아버지' 로도 불린다. 2017년 대선 당시 바른정당 후보였던 유승민 대표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의 경우도 이 전 총재를 통해 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회창 카드'가 이미 실패가 예견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된 걸 보고 헛소문인 줄 알았다.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면서 "실패할 만큼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가 두 번의 대선에서 실패하고 2007년 새누리당을 탈당해 자유선진당을 창당해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당을 수습할 인사로는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또 이 전 총재가 사실상 대선 출마를 위해 당을 창당하며 보수 분열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83세 고령인 이 전 총재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끌 수 있겠냐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비대위 준비위는 이 전 총재와 함께 김형오 박관용 두 전직 국회의장,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등을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위는 이날 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민들을 상대로 직접 비대위원장 후보를 추천받는 절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