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논의 이어갔지만 끝내 무산… 양측 지도부, '단일화 절대 불가' 입장으로 선회
  • ▲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왼쪽)과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 ⓒ뉴데일리 DB
    ▲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왼쪽)과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 ⓒ뉴데일리 DB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사전투표 전 야권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다. 양측은 6.13 지방선거 사전 투표 전날인 7일까지 단일화 후보 결정을 두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성과는 없었다. 

    김문수 캠프 정택진 대변인은 8일 오전 1시 20분께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김문수 후보는 양심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층을 아우르는 유일한 후보이기 때문에 사퇴할 수도 없고 사퇴해서도 안된다는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밤(7일 밤) 단일화 논의는 전혀 없었다. 각자 귀가 했다"면서 "안 후보는 한국당에 오고 싶어도 당내 사정상 절대 못 온다. 안 후보의 일련의 언행으로 당내 갈등이 폭발해 바른미래당은 거의 와해 직전"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투표 전 극적인 후보 단일화는 없다는 통보였다. 안 후보 측은 별다른 메시지를 내진 않았다. 

    두 후보는 사전 투표 전 극적인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막판까지도 측근 라인을 통해 물밑 교섭을 이어갔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 측은 전날 '지방선거 후 야권 재편에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김 후보 측에 전하며 단일화를 거듭 제안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 조건으로 주장해온 '당 대 당 통합'을 고수했고, 안 후보도 사실상 김 후보의 '양보'를 주장함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결렬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전언이다. 사실상 두 후보 모두 서로의 '양보'를 주장하며 공전만한 셈이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단일화 논의'가 무산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방송 3사 중계 TV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기싸움에 돌입했다. 두 후보 모두 서울시장 후보 적합성을 피력하며 단일화 논의에 종지부를 찍었다. 

    안 후보는 "박원순 시장 7년을 끝내고 싶은데 야권에서 두 명이 나와 답답하실 것이다"라며 "표를 더 많이 받을 후보, 이길 수 있는 후보, 야권 대표 안철수로 표를 몰아주시면 확실히 해결된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도 "서울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저는 (경기지사를) 해봤다. 한번 맡겨달라"고 호소하는 등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자 일제히 '단일화는 절대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전날 까지도 단일화 문제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지만, 이날 오전 "단일화는 정도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당과의 인위적·공학적 단일화를 생각해 본 일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여전히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극적인 단일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전 투표와 함께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