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그길로 가봐, 곧 뭐가 되는지...
  • 드루킹 寓話가 의미하는 것

    드루킹 우화(寓話)는 두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메시지 No.1. 김경수의 거듭된 말 바꿈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그는 딱 잡아떼었다. 그러나 수사가 진척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그것이 김경수의 당초의 ‘딱 잡아뗌’을 말짱 페인트 모션으로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도 왔다 갔다 했다는 수사결과이고 보면...

    메시지 No. 2. 검-경(檢-警)의 부실수사다. 검찰도 경찰도 처음엔 정직하고 철저하고 과감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왜? 집권 측 눈치를 봐서? 아니라고? 정말 아니야? 하하하, 허허허,

    이 두 메시지는 다시 제 3의 메시지를 던져 준다. 이른바 '진보'깨나 하신다는 분들의 ‘말로는 정의(正義), 뒷구멍은 그렇고 그런' 2중성이 또 한 차례 엿보인다는 사실, 그리고 힘 센 X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공권력의 버릇은 보수 때나 자칭 ’진보‘ 때나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

    다시 말해 보수는 오로지 악덕(惡德), 진보는 오로지 ‘거룩함’이란 항간의 유행어는 순 엉터리 같은 소리 아니냔 것이다.  

    아상의 메시지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현 정부에 대한 대중의 지지율은 아직도 70%대인지 60%대인지에 고정돼있으니
    이건 대체 무슨 논리로 설명해야 하느냐 하는 괴이함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이유를 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론조사에 보수 국민들은 대답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의견, 대중의 태도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 설명. 보수가 정치적-도덕적으로 붕괴해 버려, 대중이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렇다는 설명. 집권 측의 누수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기에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대중이 현 정부에 ‘노’라고 말할 것이라고 하는 전망 등등.

    그러나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자 한다.

    계속 그 길로 가라고. 가서 끝에 뭐가 있는지 보라고, 아, 자기들이 선택했으면 계속 그 길로 가야지 이제 와 웬 딴소리? 사람은 책임 질 줄 알아야 한다. 자기의 선택과 결정의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져야지 거기서 달아날 궁리를 하면 그건 치사하고 얌통머리 없는 짓이다. 좋은 세상 실컷 들 즐겨보셔. 남북정상회담에 한껏 부풀어도 보시고.

    한데, 퀴즈 한 가지. 이쯤 되었으면 이제 이 사건은 파리인가, 새인가?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 2018/4/22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