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오신환 "국민은 유승민·안철수 역할 바라봐" 번복 압박국민의당 장진영 "유승민도 감동적인 백의종군 선언하라" 역으로 압박
  •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응시하고 있다. 양당 통합 이후 지도체제 문제를 놓고, 바른정당 측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백의종군 번복을 바라는 눈치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응시하고 있다. 양당 통합 이후 지도체제 문제를 놓고, 바른정당 측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백의종군 번복을 바라는 눈치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내달초 통합을 완료하고 설 연휴 '민심의 차례상'에 중도통합을 올려놓는다는 방침이다.

    양당 통합이 목전에 다가옴에 따라 신당의 지도체제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신당이 파괴력을 갖기 위해서는 당의 대주주(大株主)가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당초 통합전당대회 직후 2선후퇴를 시사했던 안철수 대표의 백의종군 번복 압박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이 내달 4일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의결하면 바른정당은 이튿날 즉각 전당대회를 소집해 뒤따라 통합을 의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잘 이뤄지면 바른정당은 5일 전당대회를 개최해 통합을 결의할 예정"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당법상 양당의 수임기구가 합동회의를 열어 투표를 하면 법적으로 통합은 끝나게 돼 있으니, 2월 초에 모든 통합은 끝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도통합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내달 9일에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과 15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규모 있는 정계개편은 설이나 추석 연휴 전에 마무리짓는 게 정치권의 전통적 관례다. 명절 연휴를 맞이해 경향(京鄕) 간의 인적 교류가 활발할 때, 자연스레 민심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되면서 세인들의 화제에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대형 스포츠이벤트가 설 연휴 직전부터 시작된다.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올림픽이 개막하는 국민의 시선이 온통 그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전에 통합을 완결지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 정계개편이 시도되든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에 일단락이 돼야 한다는 것은 대충 예상들을 하고 있었던 사실"이라며 "(국민의당 통합반대파가 창당한다는) 민주평화당이 '신당 창당은 속도전'이라며 설 연휴 전 창당 완료를 공언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설 연휴 때 민심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통합신당 초창기에 대중적 파괴력이 있는 대권주자급 인물이 당의 전면에 나설 필요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유승민 대표는 통합 이후에도 계속해서 6·13 지방선거까지 '당의 얼굴'로 나서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런데 안철수 대표가 2선 후퇴를 단행하는데도 유승민 대표만 전면에 남아 있으면 자리에 연연하는 것 같아 모양새가 좋지 않아진다.

    이 때문에 바른정당 측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백의종군(白衣從軍) 입장을 번복해야 한다는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통합신당의 리더십은 통합신당의 향후 진로와 방향 뿐만 아니라 초기 정당의 지지율과도 연관이 있는 부분"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국민들은 유승민·안철수의 역할과 그 둘의 조합을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통합과 함께 바로 지방선거가 있지 않느냐"며 "두 분이 함께 지방선거를 치러내고, 지방선거 이후에 모두가 2선후퇴한다는 그런 조건으로 (공동대표를) 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모습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통합찬성파라 할지라도 그 중 일부는 통합전당대회 직후에 안철수 대표가 물러나기를 바랐던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의 백의종군 번복 논란이 전면에 등장하면 통합 막판에 당 내부에 균열과 진통을 더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합찬성파인 국민의당 장진영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백의종군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안철수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마당에 유승민 대표가 혼자라도 통합신당의 대표라도 하겠다는 것이라면 결코 감동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통합신당에는 젊고 매력적인 자원이 많이 있으니, 당은 이들에게 맡겨야 한다"며 "유승민 대표의 감동적인 백의종군 선언을 기대한다"고, 역으로 유승민 대표의 동반 2선 후퇴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