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극대화 위해 외교 역량 펼쳐야… 안보는 동맹인 미국 중심" 역설
  • ▲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가 6일 성루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가 6일 성루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론 변경을 강하게 시사했다.

    안철수 후보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다음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이제 대선 기간이다. 대선후보 중심으로 당내 여러 생각을 함께 논의해서, 제 생각대로 설득하고 당과 한 방향으로 가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2월 북한 김정남 암살 정국과 맞물려 사드 당론 변경을 위한 당내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었으나 "당론을 변경할만큼 상황이 무르익지 않았다"며 기존의 '국회 비준 없는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9월부터 사드를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배치에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처음에는 국민투표까지 거론하며 반대에 동참했으나 "(국제·외교) 상황이 변하면 입장도 변할 수 있다"며 선회한 것이다.

    아울러 북한의 반복되는 장거리미사일 도발, 김정남 암살 등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도 여전히 사드 배치에 부정적인 야권을 향해 "외교적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입장을 고집하는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국가 간 합의는 존중해야 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사드와 관련 '차기 정부로 이양해서 처리하자'는 입장이지만, 당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집권할 경우 사드 배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졌던 각종 정책에 대해서도 원점 재검토 등을 시사한 바 있다.

    이같은 점에서 안철수 후보가 당론 변경까지 언급하며 안보를 강조한 것은 주목할만하다는 평가다. 

    현 야권은 보수 진영보다 안보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야권 진영 중에서 안보 테마를 선점하면서 더불어민주당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 당론 변경이 이뤄지면 대선 후보와 당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약점도 극복할 수 있다. 

    외교와 안보를 국익과 동맹이라는 관점에서 명확히 구분한 것도 눈에 띄었다. 


  • ▲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가 6일 성루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가 6일 성루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안철수 후보는 '대외 정책의 무게중심은 미국과 중국 중 어디가 되겠는가'는 질문에 "외교는 한쪽 선택을 강요받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외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국익이다. 국익의 극대화를 위해 외교적 역량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약소국이 아니라 매력적인 중견국가"라며 "첨예한 미-중 갈등관계 속에서 우리만이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 우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서 주도적으로 풀어나간다면 외교적 활동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의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외적 요소가 아닌 국익에 근거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안보에 대해서는 "당연히 미국이 중요하다"며 "미국과는 동맹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는 동맹관계고, 동맹답게 그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다. 그 관계답게 관계들을 계속 증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드 배치로 중국이 경제보복에 나서자 외교와 안보를 구분하지 못한 채 정작 가해자에 대해선 한마디 못하고 우리 정부만 비난하고, '사대·조공외교'라는 정치권의 거센 비판에도 방중(訪中)단을 꾸리고 이를 극찬했던 민주당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후보는 중국의 도 넘은 보복행위에 대해서도 "진정한 친구가 되려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지금 중국 정부의 행동이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질타했다.

    다만 "북핵문제는 한국 안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과 공조할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한반도가 북핵문제로 불안정해지면 중국 국익에도 해가 된다는 것을 철저히 설득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가 급랭한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