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전 부시장, 4년전 공천파동으로 文에 쫓겨났는데… 野 일각선 "기회주의자" 비판
  • ▲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좌)이 박원순 서울시장(우)을 바라 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좌)이 박원순 서울시장(우)을 바라 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야권 비문(非文)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이었던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다른 사람도 아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돕기로 결정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정부·여당을 향해 공세 수위를 올리며 집토끼 붙잡기에 주력하고 있던 박원순 시장으로서는 적지 않은 상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정치적 이합집산의 민낯이 드러난 행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14일 "임종석 전 부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를 가까이에서 돕기로 했다"며 "어떤 역할을 할지는 논의 중이지만 임 전 부시장 특유의 정무 역량이 문 전 대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종석 전 부시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내년에 정권교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고 정권교체는 야권의 목표라기보다는 국민적 목표"라며 "현 야권의 조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뭔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표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고 조직부터 사람 구성에서도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고 해서 처음부터 같이 했으면 하는 것 같다"며 "언제부터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과의 관계와 관련 "박 시장께는 죄송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 지는 오래됐다. 조금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라며 "박 시장에게 누가 안 돼야 하겠지만 나도 이제 정치인으로서 신중하고 책임 있게 고민해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석 전 부시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도 문재인 후보 캠프 정무특보를 맡는 등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임종석 전 부시장의 이탈에 대해 박원순 시장측은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임종석 전 부시장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했던 분이라 그쪽(문재인)으로 가는 것이 굉장히 의외다"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정권교체의 길에서 다 역할이 있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선택 아니겠나"라고 다소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더민주 한 관계자는 "원래 갈 곳으로 간 것일 뿐 박원순 시장에게 전혀 충격이 없을 것"이라며 이번 인사에 대해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시절 있었던 공천파동을 언급하며 "임종석 전 부시장은 원래 그쪽 사람이었는데 갈 곳이 없으니 잠깐 정무부시장을 했던 것"이라며 "기회주의적인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기회주의적인 임 전 부시장을 중용하려는 문재인 전 대표도 글러먹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당시 민주당 임종석 사무총장은 저축은행 관련 비리에 자신의 보좌관이 연루돼 1심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 사무총장직 사퇴, 공천장 자진 반납 등을 요구받았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의원 등 '혁신과 통합' 출신들의 거센 반대에 끝내 사무총장에서 물러난다. 

    결국 이번 임종석 전 부시장의 이탈은 자신을 축출했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전 대표 등 친문(親文)세력이 현재 당내 주류이기에 이에 편승한, 하나의 정치적 이합집산에 불과한 사례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