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장관만 교체, 조윤선 통해 문화융성 드라이브, 적절한 탕평인사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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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소규모 개각을 단행함으로써 집권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꼭 필요한 자리만 소폭 교체하면서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 완료를 목적으로 하는 관리형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오는 9월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각 부처별 혼란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의 첫 장관급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는 판단도 소폭 개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청문회 낙마에 따른 부담과 충격을 덜어내는 방법이다. 야당의 정치공세를 최대한 피하면서 임기말 권력누수를 틀어막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전문성이 있고 리더십이 있는 장관을 내정해 정책 추진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단 박근혜 정부 출범후 원년 멤버로 교체 필요성이 거론돼온 농림부와 환경부 장관에는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과 조경규 국무조정실 제2차장을 각각 발탁했다.

    두 내정자 모두 담당분야의 전문 관료들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재입각이다.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면서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복심(腹心)으로 불려왔다.

    조윤선 내정자는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공연전문잡지에 2년간 칼럼을 기고할 정도로 문화 예술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조윤선 전 수석을 다시 발탁하면서 정부의 핵심 가치인 문화융성의 실질적 성과 창출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콘텐츠, 관광, 스포츠 등 문화 산업 전반에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의 대표적 브랜드인 창조경제와 노동개혁의 안정적 마무리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장관은 유임시키고 대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건의로 관심을 끌었던 탕평(蕩平) 인사의 빗장을 열었다.    

    차관급 인사의 경우 호남-충청-강원 전 지역을 고루 배려했다. 새로 발탁된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은 전북 순창 출신으로 광주일고를 나왔다. 박경호 신임 국민권익부위원장(충북 보은)과 정황근 신임 농촌진흥청장(충남 천안)은 충청 출신이다.

    정만기 신임 산자부 1차관은 강원도 춘천 출신이다. 중앙고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했으며, 청와대에서 2년 간 산업통상자원비서관으로 활동하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능력과 탕평을 적절히 고려한 인사라는 평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말이나 연초에 마지막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주어진 과제를 마무리하는 나머지 장관들을 추가로 교체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내에선 현 정부 내각 중 유일한 원년 멤버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이번 개각에서 빠진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장관 등 업무 피로도가 높은 이들을 마지막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강하다.

    여러 의혹을 둘러싸고 야권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이때 함께 교체될 공산이 크다.  

    한편, 이원종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개각 명단 발표 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에 주요 개각 내용을 미리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