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부검 결과, "머리에 뇌출현 흔적 있지만… 자세한 사인은 아직"
  • ▲ 자신의 딸 A(4)양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어머니 B(27)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자 6일 오후 인천시 남구 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A양은 2일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화장실에서 이를 닦던 중 쓰러져 숨졌다. 2016.8.6. ⓒ연합뉴스
    ▲ 자신의 딸 A(4)양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어머니 B(27)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자 6일 오후 인천시 남구 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A양은 2일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화장실에서 이를 닦던 중 쓰러져 숨졌다. 2016.8.6. ⓒ연합뉴스

    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진 A양(4)의 결정적 사인이 어머니의 폭행이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인천 남부경찰서는 숨진 A양을 폭행한 혐의로 어머니 B(27)씨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를 들어 긴급체포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 조사결과 B씨는 지난 8월 2일 오후 1시쯤 인천시 남구 한 다세대 주택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던 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화장실 바닥에 부딪히게 했다. 또 4살 여야의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걷어찬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4살 딸이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해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A양이 사망하기 2주 전부터 지속적으로 학대해온 사실도 경찰 추가 조사에서 드러났다. 

    B씨는 직접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아 만든 길이 45cm의 몽둥이와 철제 옷걸이 등으로 딸을 폭행했다. 주로 딸이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다는 등의 이유로 8차례 발바닥과 다리 등을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망 당일 A양이 먹은 햄버거는 약 27시간 굶은 후 먹은 첫 끼이자 마지막 식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7월 29일부터 3박 4일 간 B씨의 동거녀이자 직장동료인 C(27·여)씨와 그의 남자친구를 따라 속초 여행을 다녀왔다. 어머니 B씨는 직장 때문에 동행하지는 않았다. 

    B씨는 딸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8월 1일 오전 8시께 40분가량 벽을 보고 있도록 벌을 줬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자주 소변을 참는 버릇이 있었는데 함께 사는 동거녀로부터 '여행을 갔을 때 소변을 안 누고 오랫동안 참았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딸의 소변 참는 버릇을 고쳐주겟다며 벌을 준 뒤, 다음 날인 2일 오전 11시까지 A양을 굶기고 12시쯤 햄버거를 시켜 함께 먹었다. 

    B씨는 식사를 마치고 1시쯤 화장실에서 A양과 이를 닦았다. 양치를 하던 중 딸이 쓰러지자 119에 신고하고 그 사이 직접 심폐소생술을 했다. 그러나 A양은 이미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딸이 사망한 직후 학대 혐의를 부인하던 B씨는 언론보도와 경찰의 계속된 수사에 압박을 느껴 범행을 자백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양 머리에서 뇌출혈 흔적과 멍 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자세한 사인은 알 수 없다"는 1차 부검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고 한다. 

    B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이동하기 전 인천 남부경찰서 앞에 있던 취재진이 "학대 혐의를 인정하느냐, 딸을 왜 때렸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때릴 당시 사망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느냐"는 물음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B씨는 취재진이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라고 묻자 "부모를 잘 못 만나서..."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