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 대통령에 부담된다면 스스로 정무판단하는 게 바람직"
  • ▲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내년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입 문제와 관련해, 이주영 의원은 본인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 반기문 총장의 입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당권 경쟁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당내 계파 논란'에 대해서는, 자신은 계파 프레임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며 오히려 특정 계파 간의 단일화를 결행한 후보가 계파 프레임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대표로 선출되면 필요할 경우 청와대에도 쓴소리를 할 것이라면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밖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하기보다는 본인이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은 2일 SBS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당이 좀 더 매력적으로 변해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는가"라며 "나같이 계파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입당의 조건인)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기문 총장과 이주영 의원은 평소 친분이 두텁고,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이주영 의원은 UN-MDGs(유엔 새천년개발목표) 포럼 회장으로서 반기문 총장을 국회에 초청했다. 당시 이주영 의원과 반기문 총장은 70여 명의 여야 의원 앞에서 심도 있는 대담을 나눴다.

    지난해 9월에는 역으로 이주영 의원이 특사로 선정돼 미국 뉴욕으로 반기문 총장을 찾아갔다. 제70회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주영 의원은 반기문 총장을 만나고 유엔개발과제정상회의에서 한국 대표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반기문 총장과 '특별한 관계'임을 굳이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반기문 총장의 영입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날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주관한 새누리당 당대표 후보자 생방송 토론회에서 강력한 대선 후보를 외부에서 영입하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지금 새누리당 대선 주자들이 힘이 빠진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며 "전직 당대표, 전현직 광역단체장 등 당내 주자가 여럿 있지만, 문호를 활짝 개방해 경선 무대에 많은 분들을 등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날부터 '경청 투어'를 통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개시한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건강한 경쟁을 통해서 국민들이 바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비전과 리더십을 세워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김무성 전 대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가는 계기도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무성 전 대표의 원내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 의원은 "김무성 대표도 '우리 당의 자산인 모든 후보들이 내년 경선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평소에 자주 한다"며 "어느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우리 모두가 도와줘야 한다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3일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했다가 최근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의 표를 의식해 이들을 두둔하고 있다며 경쟁 후보로부터 '카멜레온'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강하게 맞받아쳤다.

    이주영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키기 위한 대선기획단장을 맡아서 역할을 했고 또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냈기 때문에 범친박(汎親朴)으로 분류를 하지만, 여태까지 계파패권주의를 위해 일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무슨 계파의 카멜레온이라든지 그런 것은 합당한 비판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잘 살게 하려는 각도에서 정치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국가와 국민에 도움만 된다면) '친박 핵심'하고 의견을 같이 할 때도 있고 달리할 때도 있는 것"이라며 "그걸 카멜레온이라고 한다면, 계파의 이익만 추구하는 정치를 하라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카멜레온' 비판을 제기한 정병국 의원을 겨냥해 "그런 비판을 하는 분이 '비박 단일화'를 하면서 여전히 계파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혁신이라면서 비박 계파 간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이런 게 바로 반(反)혁신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가와 국민이 도움이 된다면 '친박 핵심'과 의견을 같이 할 수도, 달리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당대표에 선출됐을 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청와대와 대통령을 위해 쓴소리도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주영 의원은 "정부가 민심에 동떨어진 행보를 할 경우에는 당이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은 우리 당이 배출했고, 우리 당의 정책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당정청(黨政靑)은 정책을 추진하는 점에서 일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본인이 판단하기에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판단할 때에는, 스스로 정무적인 판단으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바깥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