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혼란 조속히 정리해야, 원내대표 도전해 정권교체에 최선 다할 것"
  •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누군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곧바로 "그건 잘못됐다"고 고언(苦言)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물론 친구, 가족에게도 쉽지 않은 충고를 아끼지 않는 정치인이 있다. 

    그렇다면 그 정치인은 충언을 통해 승승장구하는가? 당권을 잡거나 당내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은 정치권에서 '원칙론자'로 불린다.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최고위원 시절부터 국민의당에 몸담게 된 지금까지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면 어김없이 쓴소리를 던졌다. 

    그래서였을까. 주승용 비대위원은 뛰어난 정무적 판단과 굳은 소신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사무총장이나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잠시 스쳐 지났다. 가장 오래 맡았던 원내대표가 2개월 정도였을 뿐이다. 

    주승용 비대위원은 지난 15일 〈뉴데일리〉와 만나 "이게 내 숙명이나 팔자인 듯 싶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기다리다보면 좋은 때가 오지 않겠나"며 묵묵히 주어진 임무에 전념할 의사를 전했다.

    《김민우 기자의 국민의당 20대 국회의원 연속 인터뷰》

    ①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4선·광주 동남을)
    ②국민의당 주승용 비상대책위원(4선·전남 여수을)
    ③국민의당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3선·전북 정읍고창)


  •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의당 호남승리의 주역 

    국민의당은 4·13 총선을 통해 호남 지역구 23석, 호남외 지역구 2석, 비례대표 13석 모두 38석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제3당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전국단위 비례대표 득표를 기준으로 바라본 정당지지도에서는 제1야당인 더민주를 앞섰다. 창당 2달여 만의 쾌거다. 

    특히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호남에서 대승을 거둔 데에는 주승용 비대위원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주승용 위원은 수 차례의 의정보고를 통해 지역구민들의 의견을 수렴, 호남 민심을 받들어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舊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신당 창당을 결단내렸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지역민들을 상대로 앞장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국민의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러한 결단의 배경에 대해 주승용 위원은 제1야당인 더민주가 오랫동안 고착화된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에 대해 매몰됐고, 정부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못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주승용 위원은 "특히 문재인 대표 체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국민이) 정부 견제의 역할을 국민의당에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며 "국민의당은 호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지지를 받았는데, 이번 20대 총선만큼 민심과 천심이 확실하게 드러난 선거도 드물다"고 평가했다. 

  •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비대위 합류… 흔들리는 당 바로잡겠다 

    국민의당은 4·13 총선을 비롯해 20대 국회 원(院)구성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발휘하는 등 선전했다. 그러나 박준영 의원 측근의 공천헌금 비리 의혹에 이어 박선숙~김수민 의원 등이 연루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이 잇달아 터지는 등의 악재로 정당 지지율이 나날이 떨어지는 추세다. 

    리베이트 파동의 책임으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물러나면서, 당 혼란의 수습과 재건을 위해 '박지원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다. 주승용 의원은 호남, 그 중에서도 전남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다. 

    주승용 비대위원은 "의정활동을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터진 리베이트 사건 등이 결국 우리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며 "실망감을 안겨드려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원칙과 상식의 새정치'를 온전히 실천하지 못했고, 계파 패권정치 청산을 외치며 신당을 창당했는데 '안철수 사당화(私黨化)'가 된 것을 당의 문제점으로 진단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비대위에서 반칙과 꼼수가 판치는 낡은 정치가 아니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새정치를 보여드릴 것"이라며 "호남의 4선 중진의원으로서 국민의당의 기틀을 다잡겠다"고 당과 호남의 구심점이자 대표적인 정치인으로서의 포부를 전했다.

  •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외연 확대 빨리해야… 전당대회, 정기국회 기간에도 가능해 

    "'비상'이 붙은 위원회가 오래간다는 것은 원칙이 아니고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신생정당으로서 국민에게 신뢰를 주려면 빨리 안정적 체제로 가야 한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당초 내년 2월로 예정됐던 전당대회 개최일자를 앞당기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9월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해 9월초 또는 11월말 개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주승용 비대위원은 "정기국회 기간이라도 전당대회를 열자"며 비대위 체제의 조속한 종결을 주장했다. 특히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도 8월이면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는데, 이들보다 당의 규모가 작은 신생정당이 비상체제를 더 길게 유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승용 위원은 "당원이나 대의원 등 조직이 구성되지 않아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오히려 그런 부분은 지금부터 박차게 속도를 내서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첫 전체회의를 가진 당헌당규 제·개정위원회는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 당헌당규를 손보고 당원가입시스템 등을 재정비한다. 주승용 위원은 이러한 제·개정위원회에 지방조직규정을 선처리해줄 것을 주문한 셈이다.

    주승용 위원은 "당 조직 규정은 새누리당이나 더민주의 것을 참고해서 우리 당에 맞는 좋은 것을 발췌해서 쓰면 된다"며 "새로운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에 밤새 노력한다면 일주일이라도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전당대회, 호남-비호남 균형 속 당원 직접선거로 이뤄져야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으로선 이번 전당대회가 처음이다. 아울러 현역의원 38명 중 23명이 초선인만큼 그 생소함은 다른 정당보다 더 강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승용 비대위원이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시절 드러났던 문제점 등을 세세히 지목하고, 국민의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전남도의원 시절부터 기산하면 26년의 정치 생활, 또 4선의 국회 의정 생활과 사무총장 등 조직 관련 주요 당직을 경험하고, 전국적인 규모에서 진행되는 전당대회를 몸소 치러내며 당원과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로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돼 봤던 경험과 깊은 식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주승용 위원은 "(지난해 2·8 전대 당시에는) 2개월 가까이 전국을 돌며 많은 이야기를 듣고, 당에서 활동하면서 당원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다"며 "신생정당인만큼 당원이 대표 뿐만 아니라 지도부도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것이 맞다"고 못박았다.호남과 제주도·강원도·수도권 등 지역마다 민심이 다르기 때문에 지도부가 이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친노·친문패권 세력은 2·8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과 대의원 비율을 지역에 따라 20배 가까이 차등을 준 바 있다.

    영남은 권리당원이 8678명에 대의원 2605명을 배출해 권리당원 3.3명당 대의원 1명을 뽑았다. 반면 호남은 권리당원이 14만5854명에 달하는데 대의원은 2311명에 그치면서 권리당원 63명당 대의원 1명을 배출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표의 등가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친노·친문패권 세력은 이를 강행, 문재인 전 대표가 당권을 쥐면서 분당에 이르는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온몸으로 이와 같은 불합리함을 견디고 극복해내야 했던 주승용 비대위원은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며 "이런 지나친 차등은 호남은 물론 영남 지역 당 운영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영남 지역위원회들은 권리당원을 확충하고 당세(黨勢)를 확장하려는 노력을 아예 하지를 않더라던 것이다. 불합리한 제도가 의욕과 동기마저 앗아간 셈이다.

    주승용 위원은 "현재 12만 정도의 당원 중 9만이 호남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국민의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둔 정당으로 선택받은만큼 호남에 대한 비중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호남만을 우대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당내 호남 당원이 차지하는 중요도를 무시하는 '호남 홀대'가 이뤄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호남에서 지지를 받으면 무조건 당선이 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호남과 비호남 양쪽 모두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호남과 비호남에 각각 적용되는 규정을 당헌·당규에 만들자는 것이다.


  •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주승용의 쓴소리… "말·말·말" 

    지난해 11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를 방문해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최고위원들과의 논의 없이 제안했다. 또 호남 및 비주류 세력 의원들을 '공천요구 세력'으로 낙인 찍으면서 '분당'을 자초했다.

    당시 수석최고위원이었던 주승용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이같은 '만행'에 "지도부 거취 문제를 최고위원과 한 마디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했다"며 "도대체 이런 당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원칙과 상식의 아이콘' 주승용 비대위원은 국민의당에 와서도 거침없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7일 국민의당 비대위 첫 회의에 참석해 당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안철수) 사당화(私黨化)라는 뼈아픈 비판도 받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인 박선숙 의원이 리베이트 파동에 연루되면서 '사당화'에 대한 지적은 종종 거론됐지만, 공개 회의석상에서 이를 지목한 것은 주승용 비대위원이 처음이었다. 

    지난 6월 국민의당이 조속한 국회 원(院)구성 협상을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압박하며 내세운 '무노동 무임금'에 대해서도 "국민이 바라는 것은 세비반납이 아니다"고 일침을 날렸다.

    주승용 비대위원은 "이같은 '정치적 쇼'에 국민들도 식상하다. 이런 것은 새정치가 아니다"며 "우리 당의 잘못도 아닌 것인데 이 한 번이 전례가 되면 앞으로도 국회가 파행될 때마다 우리가 늘 세비 반납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이같은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이런 문제야말로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 38명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을 해야 했다"며 "생색은 앞에서 지도부가 다 내고 뒤에서 의원들의 추인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주승용 비대위원은 "여의도만 해도 우리 당을 홍보하는 플래카드 하나조차 여태 보지 못했다"며 "당원 모집한다는 공고가 최근 붙었던데, 당 지지도가 높았던 총선 직후에 했어야 할 것을 리베이트 파동 등으로 지지도가 바닥을 친 지금에서야 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치 1번지' 여의도 국회 근처에는 각 정당의 홍보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홍보에 앞장서야 할 신생 '제3정당'이 '물 들어올 때'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가, 실기(失機)하고 말았다는 한탄이다.


  •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비대위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9번 찍어준 여수 은혜 잊지 못해… 원내대표 도전, 정권교체 이룰 것 

    주승용 비대위원은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전남 동부를 넘어 호남 전역을 대변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러한 주승용 위원에게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이나 전남도지사와 같은 보다 큰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전남도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한지 26년, 4선 의원으로 성장하며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아 호남에 '예산핵폭탄'을 떨구고, 제1야당의 수석최고위원으로 전국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선택받는 등 간만에 여수에서 뛰어난 정무감각과 깊은 식견을 두루 겸비한 '큰 인물'이 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주승용 비대위원은 겸손했다. 

    주승용 위원은 "지역주민들이 나를 아홉 번이나 찍어줬다"며 "정말 고맙죠… 여수에서 태어나지도 않고 초·중·고를 나오지도 못했는데…"라고 모든 공(功)을 시민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변함없이 성원해주는 여수를 위해 보답하겠노라고 다짐, 또 다짐했다. 주승용 위원은 "깨끗한 정치로 지역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만이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항상 가슴 속에 새기면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여수 뿐만 아니라 호남, 호남을 넘어서 전국의 국민들이 지난 4·13 총선에서 성원해준 국민의당이 잘될 수 있도록 비대위원으로서 당의 비상 상황을 종식하고, 대선을 앞둔 중차대한 시점인 내년에는 원내대표로서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주승용 위원은 "국민의당이 처해있는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내년에는 원내대표에 도전해 대선에서 국민의당이 선도정당으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