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무상급식 질문엔 "퍼주기식 복지 옳지 않아"金, "국정경험 多..국회의원은 연습하는 자리 아냐"
  • ▲ 오는 4.13 총선에서 경남 김해을 선거에 나서는 새누리당 이만기 당협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지역위원장. ⓒ뉴시스 DB
    ▲ 오는 4.13 총선에서 경남 김해을 선거에 나서는 새누리당 이만기 당협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지역위원장. ⓒ뉴시스 DB

    전직 천하장사인 새누리당 이만기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과 전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지역위원장이 라디오에서 맞붙었다.

    오는 4.13총선에서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을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두 사람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우선 새누리당 이만기 당협위원장이 출마 배경을 밝혔다.

    이만기 위원장은 "대학을 졸업한 청년과 실직한 가장, 시장에 계신 어머님, 아버님의 깊은 한숨 소리가 크게 들리지만, 지역 정치인은 이런 실상에 관한 관심이나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명곤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물러나는 등 정치인의 의식과 도덕 수준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 극에 달한 지역 여론"이라며 "김해 미래는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시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신다면 김해가 준 새로운 대한민국의 정치인이 되겠다"면서 "행정업무를 통해 김해를 분당 또 일산을 뛰어넘는 새로운 김해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해를 '삶이 편한 힐링 도시'로 만들고 가치를 두 배로 높이겠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 경험이 적다는 지적에는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는 것도 행정 업무를 보는 것도 하나의 행정"이라며 "꼭 시청이나 도청, 국정에서 해야 행정업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만기 당협위원장은 16대 때 마산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했고 올해로 16년째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경수 지역위원장이 "저는 10년 이상 국회, 청와대에서 국정 경험을 쭉 쌓아왔다"며 ""국회의원이 연습하거나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으냐. 곧바로 책임지고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라고 맞섰다.

    김 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민심은 정치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과 과속 성장으로 인한 도시 인프라의 부족"이라며 "김해에 와서도 10년 가까이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인지도가 이만기 위원장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에 "인지도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어떤 정치인이 맞설 수 있겠느냐"며 "다만 정치적인 인지도는 또 다른 문제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김태호 의원과 선거, 홍준표 도지사와 선거로 정치적 인지도는 밀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영남에서 야당으로 정치하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비슷한 사안이 있다고 하더라도 야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거의 먼지털기식 수사가 되고, 여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보면 바둑이 수사 아니냐 하는 의혹을 품는 결과들이 꽤 많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비판을 의식한 듯 "어쨌든 재판 결과가 그렇게 나왔기 때문에 우리당 정치인들이 그런 일에 연루됐다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도당위원장으로서 시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만기 당협위원장이 이를 놓치지 않고 반격을 가했다. 이 위원장은 "바둑이 수사라고 하는데 이게 대한민국 헌법에 있는 법을 못 믿으면 누가 과연 법을 믿고 가겠느냐"며 "이건 정치공방이 아니다. 엄연한 현실이고 사실이지 않으냐"고 다그쳤다.

    나아가 "이런 사실에 대해 책임을 지고 거기에 대한 우리 김해 시민들한테 정확하게 반성하고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야지 미안해하지 않는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만기 당협위원장은 "거창군수 재선거만 하더라도 11억이 들어갔다.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다시 치러야 하지 않느냐"며 "여러 가지 비리로 현재 9명이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이는 상황이다, 이런 도시에서 더민주가 더 민주적으로 시정을 하고 국정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두 사람은 '무상급식'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이만기 당협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홍준표 지사님과 박주홍 교육감님의 정책에 따라 이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지난 년 넘게 배를 곯아가면서 했던 것이 아이 아빠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운영비 일정 비율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 하는 법률을 반드시 개정해서 지역의 학생들이 불편과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또한 "초중고 모두 무상급식을 하면 좋겠지만, 무조건 퍼주기식의 복지는 안 맞는다고 본다"며 "누구 아버지인들, 누구 정치인인들 초중고 대학교 아이들 전부 다 밥 먹이고 싶지만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이냐가 문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경수 당협위원장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 중에 제대로 문제를 제기하고 학부모와 싸워준 사람은 많지 않다"며 "오히려 홍 지사를 두둔했던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제 와 선거를 앞두니 무상급식에 대해 찬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만기 당협위원장은 문화시설과 예술시설의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위원장은 "김해 인구가 53만에서 100만 시대를 내다보려면 학자로서 교육자로서 26년 동안 문무를 겸비한 제가 전공자"라며 "문화 관광 등 인프라 구축을 해서 김해가 정말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김경수 지역위원장 역시 "공약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실천할 수 있는가를 잘 아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 총선에서 떨어지고 나서 그간 4년간 열심히 준비해왔고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에 있으면서 전국의 지자체를 상대로 직접 경험해봤다"고 주장했다.

    경남 김해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내려간 봉하마을이 있는 곳이다. 야권의 낙동강 벨트 공략에 핵심이 되는 지역으로서 여야 모두에게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지난 2012년에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김경수 위원장을 누르고 당선됐지만, 김 최고위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만기 당협위원장이 출마하게 됐다. 현재 두 사람 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