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최민희 "특정 여당 정치인에 유리한 선거구 획정"반발
  • ▲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위쪽) 한명숙 전 의원(아래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그는 지난 2일 선거구 획정안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표결하기 전 토론에 나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위쪽) 한명숙 전 의원(아래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그는 지난 2일 선거구 획정안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표결하기 전 토론에 나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 2일 밤 선거구획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선거구 획정안이 통과되는 그 순간까지도 야당 일각에서는 게리맨더링을 주장하고 나섰다.

    주로 야당의원들이 주축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과 진성준 의원은 선거구 획정이 새누리당과 현역을 위한 게리맨더링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분구가 확정된 경기 남양주 병에 출마를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여권 특정 후보를 위한 게리맨더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남양주 분구 지역 중 일부가 생활권과 다르게 엉뚱하게 병구에 편입됐다"고 주장했다.

    경기 남양주 갑과 을은 더민주 최재성 의원과 박기춘 의원으로 모두 3선이지만 오는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선거구 획정이 현역의 부재를 틈타 정치공학적 이해관계에 따라 여당 후보가 유리하도록 적용됐다는 것이다.

    더민주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서울 강서을 출마를 선언한 진성준 의원은 김성태 의원을 겨냥해 게리맨더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성준 의원은 "이날 상정된 강서구 획정안은 같은 동을 분할해 유권자의 인식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현역 의원을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게리맨더링이기에 묵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진 의원은 "특정정치인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다 보니 동일생활권이 인위적으로 찢어진 선거구가 만들어졌다"면서 "2012년 총선 득표수를 대입해보면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오는 총선에서 1,200표를 더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의원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지역을 '병 지역구'로 밀어내면서 지역 주민과 유권자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 의원은 "각 정당과 특정 정치인 요구에 휘둘려 주고받기식 획정위 만들어졌다"며 "선거구 획정에 반대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여러 야당 의원들이 새누리당에 유리한 선거구 획정이 이뤄졌다고 나선 셈이다. 이에 진성준 의원과 같은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찬성토론을 통해 이를 반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구획정안은 기존 지역구를 최대한 유지한 가운데 혼란을 최소한 시키고 생활권을 최대한 존중한 안"이라며 "이미 우리 지역의 예비후보들이 신설되는 분할지역이 생긴다면 이렇게 쪼개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미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금 와서 자신이 뛰고자 하는 지역구 동료 의원은 물론 선거구 획정위까지 비난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올바른 자세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야당 의원 일부가 선거구 획정이 새누리당과 특정 후보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가운데, 반대로 험지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야권 후보는 선거구 획정에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 ▲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후 20대 총선까지 강남을 지역에서만 출마를 준비해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후 20대 총선까지 강남을 지역에서만 출마를 준비해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서울 강남을에 전략공천을 받은 더민주 전현희 전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선거구 획정을 통해 야당 세가 강한 지역들이 강남을 선거구로 몰리면서 되레 새누리당 내에서 "전통적 강세지역으로 이름을 날렸던 강남 3구에서 상징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감지된다.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서울 강남을에 출마했지만, 정동영 전 장관과의 경선에서 패해 인접 지역에 전략공천 받았지만 포기하며 강남에만 매달려 왔다.

    전현희 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선거구 획정이 처리 됐기 때문에 획정에 대해서 어떻다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행정구역이나 생활환경, 선거구 분할에 비춰봤을 때 선관위 안이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이것만 가지고 야권 강세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을 지역은 박원순 시장이 이겼다"면서 "이제는 당보다는 인물을 보는 추세다. 소통하고 열심히 뛰는 정치인을 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