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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물어내, 빼애액~!” 정기섭 회장, 알고 보니…

대전 ㈜SNG, 연 매출 140억, 당기 순이익 19억 대…20여 개 브랜드 납품하는 업체

입력 2016-02-17 17:31 | 수정 2016-02-20 15:22

▲ 지난 16일 채널A '쾌도난마'는 정기섭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이 과거 열린우리당 지역위원장이었다고 폭로했다. ⓒ채널A 쾌도난마 캡쳐

지난 2월 10일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하자 11일 북한은 개성공단의 한국 인원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관련 물자들을 모두 ‘동결조치’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등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찾아, 이 일에 대해 북한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한국 정부만을 비난하고 있다. 관련 보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은 정기섭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 회장이다.

그런데 정기섭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 회장이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열린우리당 지구당 위원장이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체 직원들을 ‘열린우리당’ 당원으로 입당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6일 채널A ‘쾌도난마’에서는 “정기섭 회장이 과거 열린우리당 대전시 중구 위원장이었으며, 자신의 업체 직원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거 지역 언론보도를 확인한 결과 사실이었다. 정기섭 회장은 2006년 1월부터 3월까지 있었던 열린우리당 대전시당 내홍에서 자주 이름이 등장했었다.

2006년 1월 25일자 ‘브레이크 뉴스’에는 “열린우리당 대전시당의 운영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브레이크 뉴스’는 이 보도에서 “대전 중구 운영위원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상대 후보의 원천봉쇄로 대회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정기섭 후보가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 당원교육과 관련 불법은 없었으며, 중앙선관위에 신고를 하지 못한 것은 대전시당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특정 정치인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브레이크 뉴스’는 이 보도에서 정기섭 회장을 “중구에서 신사복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정 씨는 박병석 대전시당 위원장과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그가 운영하는 회사의 상당수 직원이 열린우리당 당원으로 입당해 운영위원장 선거가 다시 치러질 경우 선거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브레이크 뉴스’는 “정 후보(정기섭 회장)가 권선택 의원의 공격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내심 전략공천을 바라는 염홍철 시장을 지원사격 하듯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 정기섭 회장이 과거 열린우리당 당원으로 활발히 활동한 흔적은 언론보도를 통해 찾을 수 있다. ⓒ2006년 1월 25일자 브레이크뉴스 캡쳐

2006년 3월 12일자 ‘대전일보’에는 “열린우리당 중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에 정기섭 씨가 선출됐다”는 보도가 실렸다.

‘대전일보’는 당시 “지난 1월 당내 갈등으로 무산됐던 중구 기간당원대회를 지난 11일 중구 중촌돈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시 지회 강당에서 다시 열고, 단독 후보로 출마한 정기섭 씨를 무투표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정기섭 회장이 운영하는 업체는 ㈜SNG라는 남성 정장 제조업체다. 주로 브랜드 정장을 OEM으로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다. SNG는 1981년 10월 29일 대전 중구 문창동에서 ‘성남무역’이라는 회사로 시작했다. 1997년에는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SNG는 직원 130여 명이 재직 중인 외감기업이다. 자본금은 8억 원이며, 2014년 말 기준 매출액은 143억 5,500만 원, 당기 순이익은 19억 5,700만 원이다.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명령이 있었던 2013년 매출만 다른 해와 달리 91억 원으로 크게 줄어든 점으로 미루어 ‘개성공단’의 ‘착취 수준 저임금’이 당기 순이익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 정기섭 회장의 회사 (주)SNG의 재무현황. 2015년 직접 '잡코리아'에 올린 회사소개 내용 중 일부다. ⓒ잡코리아 회사소개 캡쳐

정기섭 회장의 약력에 대해서는 지역 언론 ‘중도일보’와의 인터뷰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2004년 2월 29일 ‘중도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전 선화동에서 태어난 정기섭 회장은 대전중, 대전고를 나온 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 부활한 총학생회의 첫 회장을 맡았으며, 1980년 4.19 기념 강연회 때 故김대중 前대통령과 시인 고 은 씨를 연사로 초청했다고 한다. 이후 운동권 생활을 하면서 시위를 배후조종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고 자기 입으로 밝혔다.

정기섭 회장의 부친이 충남 부지사를 거쳐 1954년부터 3대 국회의원을 지낸 故정상열 의원이라는 점도 나와 있다. 정기섭 회장은 ‘중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다.

“정치를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정치를 하게 되면 개인적 희생이 큰데다 제 자신이 신념적으로 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못 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정치 상황 속에서 영욕을 위한 정치가 부질없는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지요.”

이렇게 말했던 정기섭 회장은 불과 2년 뒤, 노무현 정권 때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대전시당 중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에 도전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으로는 활동하지 않고 있지만 야당과 자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기섭 회장의 과거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 비판론을 제기하는 점은 그의 말과 행동이 달라진 점, 그리고 ‘개성공단 입주’가 갖는 위험성과 그에 비례하는 기회 등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고, 무조건 ‘정부 탓’만 하는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북한이 지난 2월 11일, 개성공단의 한국 인력을 모두 추방하고 자산을 동결하자 정기섭 회장은 언론과 만나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총선용”이라는 주장을 해댔다. 다음은 지난 2월 11일 CBS에 출연해 했던 말 중 일부다.

“국내 정치적인 요소가 이번 결정(개성공단 가동중단)을 내리는데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국내에는 맹목적인 보수 쪽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 사람들의 표심을 생각해서 그런 비합리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본다). 시간을 갖고서 중단시켜도 되지 않느냐.”

“정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줘야 되는데, 우리가 현행범으로 죄짓고 체포된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손해를 대신 다 책임져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않냐. 이 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느냐?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원·부자재, 설비 이런 것은 어떻게 하나? 중단을 하더라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안 하고. 한두 달 후든, 앞으로는 개성공단 운영을 않겠다 라고 하면 어떻게 잘못되나?”

정기섭 회장은 이때 정부의 보상대책 발표에 대해서도 “보상도 보상이 전혀 아니다. 보험금 지급하고 금융지원, 돈 빌려주겠다는 얘기다. 보험 자체에 안 들어 있는 기업도 많고, (보험에 가입한 기업도) 보험금으로 겨우 설비 투자비의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가 커버될까 말까한 정도다. 그런 손실보다도 더 큰 게 원·부자재 또는 계약불이행 손실 등인데, 그런 것에 대한 대책은 전혀 들어 있지도 않다”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 정기섭 회장의 회사 (주)SNG가 개성공단에 세운 공장 모습. 이 정도 규모의 공장에다 시설을 투입하는데 100억 원이라면 무척 작은 돈으로 보인다. 그에게 이 공장을 지으라고 강요하거나 '사기'를 친 사람이 있을까? ⓒ잡코리아 회사소개 캡쳐

정기섭 회장의 SNG는 개성공단에 투자한 대전의 2개 기업 가운데 한 곳이라고 한다. 그는 “개성공단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며 정부가 투자액은 물론 다른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돈으로 개성공단에서 540여 명의 북한 근로자를 ‘헐값’에 고용, 연간 19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린 것은 아닌가.

정기섭 회장은 2014년 3월 25일 총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 회장에 선출됐다. 이후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는 한국 정부의 조치에는 반발하거나 닦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북한 측의 요구에는 ‘찍’소리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북한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 요구나 토지사용료 인상 협의 때가 대표적이다.

정기섭 회장의 SNG는 자체 브랜드 ‘베르워모’도 생산, 판매하지만, 제일모직의 ‘로가디스’, 솔리드의 ‘솔리드 옴므’, 유로물산의 ‘레노마’, 크레송의 ‘워모’, SK네트워크의 ‘클럽 모나코’ 등 20여개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은 그의 발언과 행동 때문에 130여 명의 직원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정기섭 회장의 발언을 비판하며, 2015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나왔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억대 전기요금 체납 현황’에서 볼 수 있듯이 ‘개성공단’에 입주한 뒤 정부로부터 얻어먹을 생각만 하는 기업이 가득한 게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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