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71, 선뜻 나서지 못하는 시민들 보며 '디테일' 고민해야
  • ▲ 국민의당 천정배·안철수 공동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천정배·안철수 공동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창당 이후 첫 행선지를 전통시장으로 잡았다. 안철수·천정배 대표는 3일 하루에만 노량진수산시장·남대문시장·영등포시장·마포망원시장 등을 돌며 국민의당 창당 알리기에 나섰다.

    안철수 대표 등은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한 직후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들로부터 현대화 시설 이전 반대 등 민원을 청취했다. 수협은 5200억 원을 들여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시설을 완공했으나, 이전시 개별 점포의 대지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장 상인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하고 있다.

    이날 안철수 대표 일행이 방문한 자리에서도 김갑수 비대위 공동위원장이 나와 "(현대화 건물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지어놨는데, 한 번 가보고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정치인도 왔고 기자들도 많은데 즉석에서 집회를 한 번 하자"고 나서기도 했다.

    우럭과 생태 등을 살피다 결국 제주도산 도미를 2만 원에 구매한 안철수 대표는 이후 당사로 돌아와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량진수산시장에 가서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 많은 말씀을 들었고, 갈등의 현장을 경청했다"며 "행정 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이 되면 얼마나 많은 행정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인가를 절감한 현장 방문이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캠페인에 나선 데 이어 남대문시장·영등포시장·마포망원시장 등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안철수 대표 일행은 정오 무렵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바꿔' '담대한 변화가 시작된다' '내일도 참으시겠는가' '낡은 정치 바꿔' 등의 펼침막을 펼쳐들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달라"고 함께 외쳤다.

    시민들이 직접 정치혁신에 대한 의견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으나 선뜻 나서는 시민이 없자, 주승용 원내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 정치, 다른 정치, 좋은 정치는 세상을 바꾼다", 천정배 대표가 "독점독식의 세상에서 상생공정의 세상으로" 등의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을 직접 붙이고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 ▲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3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돌며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3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돌며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이후 남대문시장으로 이동한 안철수·천정배 대표는 계속해서 민심 청취에 나섰다. 한 상인은 "정말 힘든데 국회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통과시켜줄 것은 통과시켜줘야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안철수 대표는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지켜봐달라"고 화답했다.

    이날 남대문시장에서는 설 명절을 앞두고 윷놀이 이벤트가 열렸는데, 안철수·천정배 대표는 이 이벤트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와 천정배 대표가 각각 두 개의 대형 윷을 나눠들고 힘껏 공중으로 던졌다. 처음 던져서 '개'가 나오자 사회자는 특별히 한 번의 기회를 더 부여했으나, 또 '개'가 나와 결국 복주머니를 상품으로 받았다.

    영등포시장과 마포망원시장을 도는 것으로 창당 이후 첫 장외 행보를 마친 안철수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여러 경제 문제들이 있어 굉장히 복잡하다"면서도 "우리가 이 문제를 풀겠다고 시작한 당이니만큼 반드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증명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천정배 대표도 "우리가 좀 더 잘해 서민이 어깨를 펴고 안정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며 "공정성장을 통해 과거와 같은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서민과 중산층이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천명했다.

    총선까지 불과 71일이 남은 만큼 단순히 '바꿔'라는 추상적인 구호보다는 '어떻게 바꾸겠다'라는 내용이 필요하다는 게 이날 장외 행보를 통해 분명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선뜻 정치 혁신에 대해 포스트잇을 들고 나서지 못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직접 답을 달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제3의 신당인 국민의당이 국민들에게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오늘(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여기 와서 우리가 찾은 답을 들어보라고 말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고단하고 바쁜 일상에 치이며 사는 서민들은 문제점은 막연히 인식하고 있어도 답을 고민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바꿔'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어떻게 바꾸겠다'라고 국민을 상대로 답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