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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콩가루 집안...
다시 ‘엽전’ 소리를 듣고 싶나?이 덕 기 / 자유기고가
“...북한이 어떠한 경우에도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핵문제의 조속하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핵무기, 핵물질 및 핵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
점잖게 타이른다. 이에 상대방은 허리를 땅에 닿을 듯이 굽히고,
“예! 물론입죠. 누구의 말씀이라굽쇼...”라며 공손히 대답한다.
그리고 그 즉시 ‘폐기’한다. 그들은 이렇게 될 줄 안다.
이 나라 국개(國개:나라를 물어뜯는 강아지)가 지난 1월 8일 만장일치로 가결한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규탄 및 핵 폐기 촉구결의안’이다. 그리고... ‘끝’이다.
과문(寡聞)한 탓인지는 모르나, 이후에 ‘북한 핵 실험’의 ㅂ이나 ㅎ을 입에 올렸다는
국개(國개)는 없었던 걸로 안다.
물론 빨간 잠바 입은 무대뽀, ‘안대재’(안경잽이 대권 재수생),
나이 잡수신 비대위(肥大胃) 대빵, 새(鳥)대가리 깡통 등등을 포함하여...스무 번 째 국개(國개)를 뽑는 오는 봄날의 선거 이외에는 안중(眼中)에 없다.
원래부터 경제니 민생이니 따위는 그야말로 “개나 주라 그래”였다.
이제 와서 새삼 말할 것도 없다.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위한 테러 관련 정보를 ‘국가정보기관’이 수집·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우긴다. 제 발 저린 도둑놈 심뽀이거나, 이 나라에서도 유혈(流血) 테러가 일어나길 은근히
바라는 못돼 처먹은 구경꾼 배짱이 아니고서야 그러기 힘들다.
국개(國개) ‘선진화’법을 둘러싼 ‘후진적’인 결투도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개(犬)들이 선진화돼 봐야 결국 개(犬)지 호랭이가 될 리가 없는데도...정적(政敵) 간의 싸움은 정치의 본령인 만큼, 더러 그럴 수도 있다 치자.
그런데 자기편끼리도 삿대질에 입씨름을 달고 지낸다.
쪼개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는지 새(鳥)무리들은 연일 박(朴)자 타령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쪼개지고 튀어나가고 아주 역동적(?)인 그네들은 어이없는 쌈박질이다.
‘건국 대통령’을 놓고 나이 살이나 처먹을 대로 처먹은 노친 네들이 철부지 말따먹기로 물고 늘어진다. 지들끼리 그 무슨 운동권이네 아니네하며 멱살잡이라도 할 태세다.북녘의 이른바 ‘수소탄 시험’이 있은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대북(對北) 제재라는 걸 놓고 미국(米國)과 중공(中共) 간의 ‘북경(北京) 담판’이
별다른 성과 없이 ‘얼굴만 붉힌 채“(?) 끝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북녘의 어린 돼지새끼는 핵실험이란 사실상의 도박판을 벌려
횡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나라에는 정쟁(政爭)뿐이다.
북한 핵 문제를 가지고? 그러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이 나라 정치판에서 ‘북한 핵’은 잊고 싶거나, 아니면 이미 잊혀 졌거나 없었던 일이다.“...기왕의 사건에서 더듬어 볼 때 조선반도는
붕당(朋黨)으로 인한 내분과 폭동의 온상이 되어버리는 등 참상을 드러냈고,
이 같은 사변이 자주 발생한 이유는 독립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요소를 결여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하기에 충분합니다. 영토의 인접성과 무역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조선에 대한 우리나라(倭)의 이해관계는 대단히 긴요하고도 중대하기 때문에
조선 내의 참상과 비관적인 상황을 수수방관하기 어렵습니다...”
동학란(東學亂)의 와중인 1894년 6월 22일 왜(倭)국의 외무대신 ‘무쓰 무네미쓰’가
청(淸)국의 도쿄 주재 특명전권공사 왕봉조에게 보낸 서신 내용 중 일부다.
<이승만 편저, 「淸日戰記」>우리의 생존과 이 나라 존망이 걸린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식으로
남의 나라에 맡겨 놓고 있는 처지가 120여 년 전이나 너무나 닮은꼴이다.
그럼에도 이 나라 곳곳에서는 그 때처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골육상쟁(骨肉相爭)만이
판을 친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각자의 작은 대가와 희생도 결코 용납지 않으려 하면서,
나라의 문제야 어찌어찌 해결되려니 하는 요행수만 난무한다.
“이 나라 이 땅에 언제 위기 아닌 때가 있었어?”
하기 좋은 말로 “우리도 핵 무장”, “사드(THAAD) 배치”, “개성(開城)공단 폐쇄” 등을 외치고,
심지어 “선제타격” 운운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이런 것들을 실행할 수 있다고?
국제적 압력과 경제적 타격 등을 감수하겠다는 국민적인 결기를 모을 수 있다고?이 나라 주변의 이 놈, 저 놈들이 번갈아 가며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게 보인다.
특히 왜(倭)놈들의 비웃음이 귓가에 맴돈다. “하여간 엽전들 하고는....”
착시(錯視)와 환청(幻聽)이기 만을 바랄 뿐이다.
대명천지 21세기에 역사가 어찌 반복(反復)될 수 있느냐고 자위(自慰)나 해 보자.
<더 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