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통합 위해 힘합치면 전북 다시 탈당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 야권 신당 통합을 호소하고 있는 통합신당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이 권노갑 전 고문, 정동영 전 열우당의장과 연쇄 회동한 사실을 밝히며, 1월말까지 신당을 통합하고자 하는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14일 의원회관에서 창당준비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10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통합신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종래의 창당추진위원회 체제를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첫 공식 회의다.

    이 자리에서 박주선 위원장은 최근 권노갑 전 고문, 정동영 전 의장과 연쇄 회동한 사실을 밝히며 "1월말까지 신당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자신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권노갑 고문이) 제대로 된 야당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하나로 통합된 신당이 필수적이고 통합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며 "권노갑 고문의 중재 노력이 힘을 발휘한다면 신당 통합은 8부 능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권노갑 전 고문은 12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후, 이튿날인 13일 통합신당 박주선 위원장은 물론 더민주 박지원 전 원내대표, 신민당 박준영 창당준비위원장, 국민의당 김한길 창당준비위원회 상임부위원장과 모두 연쇄 회동하는 강행군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위원장은 "(권노갑 고문은) 전국의 중도개혁세력·민생실용세력·무당층세력이 결합됐을 때 신당은 성공한다는 말씀을 했다"며 "(먼저 호남 신당이 통합하고 이후 안철수 신당과 재통합하는) 2단계 통합 절차를 밟아서 통합하는 게 가장 성공의 지름길이고 확실한 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2단계 통합론의 전제 조건인 호남 신당 통합을 위해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자신과 전북 민심을 대변하는 정동영 전 의장이 힘을 합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주선 위원장은 "이틀 전 전주에서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났는데, 정동영 의장도 권노갑 고문이 생각하는 통합의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 완전히 일치된 견해를 보여줬다"며 "하루 빨리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신당 추진 세력이 1차 통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1차 통합을 한 뒤) 더 큰 정당을 만들기 위한 통합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본인은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2단계 통합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광주와 전남에서는 신당의 바람이 거센 반면 전북은 유성엽 의원에 이어 김관영 의원이 탈당했음에도 이춘석 의원의 희대의 '잔류 선언'으로 일단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서 전북 민심의 중심에 설만한 정동영 전 의장이 나서서 박주선 위원장과 함께 호남 신당 통합 작업에 나설 경우, 호남은 다시금 신당의 태풍 속으로 휘말려들어갈 전망이다.

    박주선 위원장도 "신당에 불고 있는 지금의 미풍으로는 더민주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의 폭주를 저지하고 정권교체를 하기 위한 위력적인 수권 대안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당의 통합으로 반드시 태풍급 신당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신당 세력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尊異)의 원칙을 가지고 신당 통합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각 신당 창준위원장과 회동해 1월말까지 신당 통합을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원로의 중재 노력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통합의 주체들이 살신성인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이번에도 통합의 마지막 기회를 무산시키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된다"고, 통합에 미온적인 세력을 향한 준엄한 경고 또한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