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자-이충희-김유정-정명수 등 치열한 출마 준비
  • ▲ 지난 23일 서울 마포을 행사장에서 한자리에 모인 김성동 전 새누리당 의원(오른쪽 첫번째)과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 세번째)ⓒ김성동 전 의원 트위터
    ▲ 지난 23일 서울 마포을 행사장에서 한자리에 모인 김성동 전 새누리당 의원(오른쪽 첫번째)과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 세번째)ⓒ김성동 전 의원 트위터


    서울 마포을(乙)이 달아오른다. 20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여야의 예비후보들이 저저마다 정치 혁신을 외치며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면서다.

    마포을은 김대중도서관과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최규하 전 대통령 사저 등 역대 세 명의 대통령을 기념하는 장소가 존재한다는 점, 한강을 둘러싼 지리적 여건으로 잠재적 발전 가능성 등의 지역적 특색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각 후보들이 "이 지역은 막말 파동 등으로 인한 잦은 구설수에 오르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투표 혁명으로 정치문화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4월 총선이 다가올 수록 보기 드문 관심 지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마포을에는 현재 정청래(49·민·국회의원), 황인자(59·여·새·국회의원), 김성동(61·새·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이충희(56·새·새누리당 중앙위원), 김유정(45·여·민·전 국회의원), 정명수(49·민·전 연세대 총학생회장)이 출마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갑에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과 강승규 전 새누리당 의원 등 두 명이 나서, 초반 부터 양강구도가 형성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마포을의 현역 의원은 재선의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다. 정 의원은 다른 예비후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감안, 일찌감치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그동안 각종 막말 파문을 야기한 정청래 의원의 강점은 높은 인지도다. 이 지역 학원장 출신인 정 의원은 정계에 입문한 뒤 이른바 '막말 대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노이즈마케팅을 불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왔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정 최고위원 트위터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정 최고위원 트위터

    정치계에서 '파워트위터리안'으로 꼽히는 정 의원은 정부 여당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글을 수시로 쏟아내며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 결집을 꾀하고 있다.

    제25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회장 출신인 정명수 예비후보는 현재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학부모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마포 아들'을 자처하는 그는 정 의원을 정면 겨냥한 듯 "야당은 조롱하듯 하는 이상한 단어와 막말로만 일관하며 감정적 표현만 하고 있으며, 일부 매니아적인 지지층과 함께 SNS 안에서 정치적 존재감에 연연하는 이미지 정치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권한대행,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 예비후보는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역임하며 수권능력을 배양한 야당이 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준비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제 제가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심판하겠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 출신인 김유정 전 의원도 출마지역 물색 끝에 마포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전의원은 18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해 당 대변인으로 활약했었다. 19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려 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정청래 의원에게 패해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걱정근심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기는 정당 될 수 있나"라고 비판하며 정치 혁신을 외쳤다.

    민주당 제6정책조정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부의장,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 ▲ 새누리당 김성동 전 의원.ⓒ뉴데일리
    ▲ 새누리당 김성동 전 의원.ⓒ뉴데일리

    새누리당에서는 전직 국회의장 비서실장이자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동 전 의원이 마포 탈환을 다짐하며 일전을 벼르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비서실장직을 사임한 이래로 마포 지역 곳곳을 하루종일 둘러보며 민심 청취 및 정책 공약을 다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김성동 전 의원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로 18대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통일위원장,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김성동 전 의원은 "국회의원은 의원 개개인이 아니라 각 지역의 유권자를 대변하는 국민의 대표라는 점에서 언어는 물론 행동 품격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마포주민들이 분개할 정도로 정치문화의 격이 떨어진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마포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뿐만 아니라 김대중도서관과 최규하 전 대통령 사저 등이 있는 역사적인 장소라면서 "후세 교육에 있어서도 기초자료를 가꿔가며 미래세대에 꿈을 키워주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또 "마포는 한강 뱃길을 통해 서해나 중국, 나아가 북한을 넘어 세계로 뻣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국회 들어가면 마포가 갖고 있는 이런 가능성을 충분히 살려서 획기적인 마포의 발전, 제2의 도약을 위해서 헌신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마포 토박이를 자처하는 새누리당 황인자 현 비례대표 의원은 지난달 마포구 망원역 부근에 국회의원 사무소를 개소했다. 행정자치부 여성정책담당관, 서울시청 여성가족정책관, 자유선진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황 의원은 '23년의 풍부한 공직 경험을 가진 여성 정책통'임을 자임하며 "글로벌 문화가 꽃피는 마포,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마포, 男다른 정치로 마포 발전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황인자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은 마포을의 20대 총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의원은 김 전 의원을 겨냥 "다수의 후보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자 새누리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경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현재 당협 사무국장이 한 후보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등 새누리당 마포을은 경선이 시작도 되기 전에 불공정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이충희 전 새누리당 중앙위원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다수의 예비 주자들이 마포 혁신의 주역이 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상황이다.

    특히 황 의원이 만만찮은 기세로 김성동 전 의원을 상대로 날선 비판을 쏟아냄에 따라 새누리당 공천에서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누가 마포을의 막말 파동의 오명을 벗겨내고 정치혁신의 주역으로 선택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